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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19.] 레온 도착. 대도시에 머무는 날은 몸도 마음도 바쁘다 | 240523 렐리에고스(Reliegos)에서 레온(Leon)까지 24km 5시간 소요 (am 6:00 ~ am 11:00)2024년 5월 23일 목요일 지난밤 잠자리는 안락하고 편안했다. 깔끔하게 잘 정돈되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룸을 이용한 순례자들도 조용했다. 단지 긴 잠을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깨어 대단히 아까웠을 뿐. 새벽에 일찍 깨어 한참을 뒤척이다가 5시 30분경 준비하고 밖으로 나왔다. 주방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룸과 별도로 중정을 통해 드나들 수 있는 주방을 이용하니 한결 편안하다. 신발을 갈아 신고 단단히 끈을 조여 긴 여정을 떠날 채비를 했다. 내 배낭은 남편과 약속했던 대로 무거운 짐들을 몰아넣어 동키서비스 신청을 해놓고 가뿐하게 문밖으로 나왔다. 남편과 파이팅을 외치며 출발했다. 서.. 2025. 1. 1.
[까미노 18.] 렐리에고스에서 영화 'The way'의 흔적을 찾다 | 240522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까미노(Bercianos del real camino)에서 렐리에고스(Reliegos)까지  20.5km 4시간 40분 소요 (am 7:00 ~ am 11:40)2024년 5월 22일 수요일 지난밤 어떻게 잠이 들었었는지 두세 시경 깨어보니 주변이 너무 조용하다. 잠시 후 사방에서 드르렁 코 고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특히 내 옆자리 남자분은 낮에 길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잠버릇은 대단히 사나웠다. 그는 흰 곱슬머리 단발에 검은 비옷을 입고 반바지 차림으로 홀로 걷는 모습이 영화 속 순례자의 모습처럼 멋있었다. 바로 옆에서 드르렁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이 멈추는가 싶다가 다시 내뿜기를 반복적으로 하니 내 호흡도 비정상처럼 느껴져 다시 잠들기 힘들었다. 새벽까지 그 요동 속에 .. 2024. 12. 25.
[까미노 17.]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까미노 절반지점을 통과하다 | 240521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Terradilllos de los Templarlos)에서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까미노(Bercianos del real camino)까지  24km 5시간 30분 소요 (am 6:00 ~ am 11:30)2024년 5월 21일 화요일 8인실에 한국인이 5명, 외국인이 3명, 조용한 가운데 그런대로 잘 잤다. 까리온 알베르게에서 벌레(혹시 베드버그?) 물린 곳 여러 군데가 가렵지만 아직은 참을만하다. 수도원 알베르게라고 벌레가 없으리라는 법은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실망스럽다. 새벽 5시 반경 침대에서 내려와 밖을 내다보니 그라시아 님은 벌써 떠날 준비를 하고 나와 있었다. 우리도 준비하고 배낭을 들고 복도로 나와보니 한국인 모녀팀이 쓰던 방이 벌써 비어 있어 한갓 지게.. 2024. 12. 19.
[까미노 16.] 아름다운 사연은 바람을 타고 추억처럼 밀려 든다 | 240520 까리온 데 로스꼰데스(Carrion de los Condes)에서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Terradilllos de los Templarlos)까지 27km 5시간 45분 소요 (am 6:00 ~ am 11:45)2024년 5월 20일 월요일 이제는 시끄러워도 잘 잘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지 잠들기 힘들다. 썰렁한 듯하여 일찌감치 침낭 위에 담요를 한 겹 더 덮고 잠을 청했으나 밤새 뒤척였다. 새벽이 되니 누군가 계속 드나드느라 문 덜컹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시계를 보니 아직 5시가 안 되었다. 난간 없는 2층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잠을 청하다가 새벽에야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부스럭대는 소리에 잠이 깨어버려 일단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침낭을 접고 배낭을 챙겨 로비로 .. 2024. 12. 14.
[까미노 15.] 각자의 사연을 담고 온 까미노에서 또 다른 우리를 발견하다 | 240519 보아디야 델 까미노(Boadilla del camino)에서 까리온 데 로스꼰데스(Carrion de los Condes)까지  25.5km 5시간  30분 소요 (am 6:20 ~ am 11:50)2024년 5월 19일 주일 라디에이터가 내 침대 바로 옆에 있어 따뜻하게 잠을 잤다. 라디에이터 덕분에 소나기에 젖었던 수건과 속옷이 다 말랐다. 새벽시간에 서늘한 느낌이 들어 발밑에 있던 담요를 잡아당겨 덮고 시간을 확인하니 5시 35분이다. 일어날 시간이다. 전날 무리한 여정으로 지친 몸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개운하다.  숙소예약 없이 이동해야 하기에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알베르게 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 6시 20분경 길을 나섰다. 전날 재치 있는 액션으로 순례자들을 즐겁게 하던 호스트는 새벽.. 2024. 12. 6.
[까미노 14.] 무리한 40km 순례.. 'The Camino is a vacation to me!' | 240518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Hornillos del camino)에서 보아디야 델 까미노(Boadilla del camino)까지  40.5km 9시간  40분 소요 (am 6:00 ~ pm 3:40) 2024년 5월 18일 토요일 40km  도전의 날이다. 더 걷자니 숙소가 있을지 불안하고, 20km만 걷자니 너무 부족한 듯하고, 더구나 시골 작은 마을에서는 일찍 도착해도 할 게 없다. 그래서 전날 남편의 동의를 받고 보아디야 델 카미노의 en el camino 알베르게에 예약을 했다. 힘들면 중간에 멈춰도 되겠지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밤새 70대 어르신 세분 멤버 중 한 분이 코를 너무 심하게 고는 바람에 또다시 잠을 제대로 못 잔 채 새벽 6시경 길을 나섰다. 우리의 예상으로는 3시경 도착하.. 2024.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