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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add 2.] 빗속에 들려온 노랫소리로 힘을 얻어 걷다. | 240608 네그레이라(Negreira)에서 올베이로아(Olveiroa)까지 33.4km 7시간 30분 소요 (am 6:00 ~ pm 1:30) 2024년 6월 8일 토요일 지난밤은 참 더웠다. 덥기도 하고 햇빛알레르기인지 두드러기가 난 목과 팔이 가려워 결국은 중간에 티셔츠를 벗고 항히스타민제도 먹고 잠을 청했으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서인지 그냥 덥고 가려워서인지 잠들기가 힘들었다.아침 5시 반경 어둠 속에 준비하는 사람들. 건너편 침대에선 휴대폰이 혼자 울고 있다. 알람 맞춰놓은 휴대폰 주인이 씻으러 갔나 보다. 배낭 챙겨 들고 1층 로비로 내려와 간단히 우유와 빵으로 아침을 챙겨 먹고 6시경 길을 나섰다. 불빛이 드문드문 있는 마을 외곽길을 걸어 숲으로 향하는 길에 접어들었다. 나무 사이로 보.. 2025. 6. 29.
[까미노 add 1.] 진이 떠난 날, 우린 땅끝 마을을 향해 떠났다. | 240607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Santiago de Compostela)에서 네그레이라(Negreira)까지 21km 5시간 45분 소요 (am 6:00 ~ am 11:45)2024년 6월 7일 금요일 새벽에 깨어보니 5시 40분. 전날 이른 새벽부터 움직이던 사람들처럼 우리도 어둠 속에 떠날 준비 하느라 그들의 단잠을 방해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남편을 깨우고 대충 배낭을 꾸려 화장실로 향했다. 대충 씻고 짐을 정리해 피스테라로 가지고 떠날 것과 보관할 짐을 나눠 담았다. 어차피 며칠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예정이라 필요치 않은 물건은 따로 모아 사물함에 보관하기로 했다.가뿐해진 배낭 메고 알베르게를 나와 마당으로 내려오는 순간 휴대폰에 진동이 몇 번 울렸다. 이미 새벽 2시경에, 한국시간으로 아침 9시.. 2025. 5. 12.
[까미노 32-1.]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잠깐 멈춤 | 240606 2024년 6월 6일 목요일 도미토리에 침대 두 개를 배정받아 자는 바람에 같은 방에 나까지 포함 여자 다섯, 남자는 남편뿐이었다. 그동안의 침실여건에 비하면 대단히 좋은 침실이다. 긴장을 풀고 밝아질 때까지 늦잠을 자보려 했는데 누군가의 알람소리가 새벽 다섯 시 경에 두 군데에서 한꺼번에 울리는 바람에 잠에서 깨었다. 그리고는 새벽에 나가는 사람이 있는지 바로 옆에 있는 샤워실에서 물 쓰는 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려 그나마 남은 잠이 홀딱 깨어버렸다. 구석진 자리라 좋아라 했는데 이런 맹점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그렇지만, 숙소 위치가 좋아 창문을 통해 들리는 새소리, 고즈넉한 지붕들 위로 건너다 보이는 성당을 바라보니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도 다른 방에 비해 침대수가 적어 그래도 오붓한 잠자리가 되.. 2025. 5. 4.
[까미노 32.]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 240605 오 뻬드로우소(O Pedrouzo)에서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Santiago de Compostela)까지 20.5km 4시간 30분 소요 (am 5:30 ~ am 10:00)2024년 6월 5일 수요일 새벽 4시. 이른 새벽부터 부스럭거리기 시작한다. 산티아고를 목전에 두고 긴 잠을 청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산티아고에 도착하여 산티아고 대성당 미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쁨의 순간을 맛보기 위함일 수도 있겠다. 우리도 5시경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고 다소 이른 5시 30분에 출발했다. 밖은 아직 까맣다. 그동안 매일 길을 나서며 바친 묵주기도의 힘이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도 진이의 회복과 더불어 그동안 이 길을 걸으며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 응원해 준 모든 분들을 기억하며 기도했다... 2025. 4. 14.
[까미노 31.] 물 흐르듯이 꾸준히 걷다 보면 목적지에 다다르겠지 | 240604 아르수아(Arzua)에서 오 뻬드로우소(O Pedrouzo)까지  19.5km 4시간 55분 소요 (am 6:15 ~ am 11:10)2024년 6월 4일 화요일 새벽 4시가 넘어 잠이 깨어 휴대폰을 보니 진이가 조금 회복되어 퇴원했는다는 소식이 올라와있었다. 우리가 없는 사이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내심 많이 걱정되었는데 그래도 음식을 삼킬 수 있고 가스도 나온다니 정말 다행이다. 아직 기력이 없어 걷지는 못한다고 하는데 조금만 더 힘내기를...오늘은 걷는 거리가 짧아 좀 늦게 출발하려 했지만 좀 더 여유를 부린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주방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떠날 준비를 한 후 6시 15분경 출발했다.알베르게 현관에 그라시아님 신발과 스틱과 모자가 있는데 그라시아님 배낭이 아닌 것 같아 둘러보.. 2025. 3. 31.
[까미노 30.] 'ALTRI NON' 길 위에서는 누구나 같은 순례자 | 240603 빨라스 데 레이(Palas de Rei)에서 아르수아(Arzua)까지  29.5km 7시간 20분 소요 (am 6:00 ~ pm 1:20)2024년 6월 3일 월요일 전날 잠꼬대하던 청년이 우리 방에 들어왔나 보다. 같은 소음을 이틀째 들으며 시달리다가 잠깐 잠들었는데 깨어보니 5시 30분이다.  신기하게도 꼭 그 시간에 깨어 시간을 확인하게 된다. 주섬주섬 준비해 나와 주방에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6시에 출발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야고보성인의 동상을 지나 도시를 빠져나오는 데에는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사이에 달이 손톱달로 변해 있다. 오늘은 진이의 회복과 엄마의 건강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순례길에 주님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며 묵주기도 20단을 봉헌했다. 어두운 숲길을 통과해 얼마 걷지.. 2025.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