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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3.] 의지와 고집 사이에서 절뚝거리며 팜플로나까지 잘 걸었다. | 240506 수비리(Zubiri)에서 팜플로나(Pamplona)까지 20.5km 6시간 40분 소요 (am 6:10 ~ pm 12:50)2024년 5월 6일 월요일 잘디코 알베르게 여주인은 참 독특한 여인이었다. 수비리 다리를 건너자마자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부츠를 신고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모습을 보며 참 개성 있는 분이시다 생각했는데, 목소리도 허스키하여 서부영화에 나올 것만 같은 스타일이다. 저녁 늦게까지 떠들던 순례객들에게 9시쯤 되었을 때 이제 모두 들어가 잠자리에 들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강단 있게 들리더니 급 조용해지고 우리 방에 묵는 사람들도 모두 들어왔다. 전날밤보다는 조금 잔듯 하지만 그래도 코 고는 소리에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새벽 5시경 짐 챙겨 들고 로비에 나와 무릎상태를 살펴보니 짐을 가볍.. 2024. 8. 11.
[까미노 2.] 수비리 가는 길은 아름다웠지만 고난의 시작이었다. | 240505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에서 수비리(Zubiri)까지  약 23km7시간 10분 소요 (am 6:50 ~ pm 2:00)2024년 5월 5일 일요일 시설 좋은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에서의 밤은 하얗게 지새웠다. 우렁찬 코골이 소리에 귀마개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 6시경 조심스럽게 짐을 챙기고 있는데 6시 30분이 되니 천정에 불이 켜졌다. 본격적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6시 50분경 출발했다. 아침기온이 서늘하고 상쾌하다. 날씨까지도 쾌청하여 잠을 설쳤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가볍다. 피레네 산맥을 넘느라 일부 동키서비스를 이용했던 짐들을 배낭에 나누어 담아 가방의 무게는 훨씬 무거워졌지만 괜찮다. 수도원 알베르게를 떠나 숲길로 들어서니 새소리와 산들바람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푹신한 바닥에.. 2024. 8. 8.
[까미노 1.] 피레네 산맥 넘어 론세스바예스로 가는 길 | 240504 생장 피에드포르(St-jean-pied-de-port)에서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까지  약 25km악천후로 9시간 소요 (am 5:50 ~ pm 2:50)2024년 5월 4일 토요일 순례 첫날이다. 잠을 잤는지 모를 정도로 지루하고 긴 밤을 보내고 있노라니 여기저기서 부스럭대기 시작한다. 시간을 보니 새벽 3시밖에 안 되었다. 아직은 더 잠을 자야 할 것 같아 두 눈 꼭 감고 다시 잠을 청했다. 소음들 속에 두 시간 정도 버티다가 나도 부스럭대며 출발준비를 하였다. 남편도 함께 준비를 한다. 배낭을 들고 룸에서 나오니 벌써 나와 출발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그중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배낭에서 불필요한 짐들을 꺼내 보조가방에 담아 동키서비스 보낼 준비를 하였다.. 2024. 8. 5.
산티아고순례 출발지 생장피에드포르 | 240503 2024년 5월 3일 금요일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새벽 5시경 기상, 체크아웃 준비 7시 4분 바욘행 테제베를 타야 하기에 정해진 조식시간보다는 이른, 아침 6시경 내려갔더니 첫날 우리를 맞이한 분이 프런트에 계시다. 사정을 이야기하였더니 식당에 불을 켜시고 음악도 틀어주신다. 기본적인 음식들은 이미 세팅되어 있고 조리가 필요한 몇몇 음식들은 우리가 식사하고 있는 사이 누군가가 외부에서 가지고 들어와 세팅하였다. 시간에 여유가 없어 호텔조식은 못 먹고 출발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덕분에 든든히 챙겨 먹고 체크아웃하여 6시 50분경 기차역에 도착하였다. 탑승구에 들어가기 위해 휴대폰에 저장해 둔 큐알코드를 찍었는데 인식이 안되어 잠시 당황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남편이 프린트해 간 티켓을 꺼내어 무사히.. 2024. 8. 2.
기차역이 미술관으로? 오르세 미술관 | 240502 2024년 5월 2일 목요일  파리에서 두 번째 밤을 보내고 나니 피곤이 좀 풀렸는지 눈꺼풀이 조금은 부드러워진 듯하다.  오늘 테마는 미술관 투어다.남편은 은퇴 후 줄곧 서양미술사 강좌를 들으러 다니며 꾸준히 공부하더니 이번 순례길에 오르면서 미술관 투어할 생각에 기대가 컸다. 오르세 미술관 입장권을 오후 2시에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오전시간 활용을 위해 몽파르나스역에서 가까운 부르델 미술관부터 시작하여 로댕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순서로 계획을 짰다.  아침 7시경 식사하러 내려갔다. 호텔조식은 비교적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고, 전날 리셉션에 있던 직원은 없고 다른 분이 근무하고 있었다.아침식사 후 리셉션에 있는 직원에게 다음날 떼제베열차를 일찍 타야 하니 아침식사를 조금 일찍 할 수 있겠는지 물었더니 .. 2024. 7. 31.
파리지엔느처럼 ... on 파리 | 240501 2024년 5월 1일 수요일 6시 30분 조식 후 산책 겸 몽파르나스역에 나가봤다. 미리 호텔을 예약할 때 살펴보았던 것처럼 아침에 기차 타러 나가기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이른 아침 하루를 시작하는 바쁜 움직임 속에 침대에서 나온 그대로의 차림으로 모자 눌러쓰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노라니 이게 현실인가 싶다. 다시 호텔로 돌아오면서 보니 호텔 입구 외벽에 시몬 드 보바르와 장 폴 사르트르가 살았었다는 기록이 새겨져 있다. 오늘 일정은 우선 인근에 있는 기적의 메달 성당에서 미사봉헌하기로 했다.몽파르나스타워 앞을 지나 약 20분 정도 걷다 보니 기적의 메달 성당이다. 수년 전에 요안나 님이 파리에 사는 아들집에 다녀오면서 기적의 메달을 손에 쥐어주던 기억이 났다. 바로 이 성당에 방문하셨었나 보다.기.. 2024.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