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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도

셋째날(오설록,추사유배지,주상절리,갈치조림,이중섭)

by 바이올렛yd 2012. 2. 7.

제주여행 셋째날 기상예보를 보니, 눈사람과 우산이 그려져 있다.

바람도 몹시 불어 마라도에 갈까 하던 우리의 계획을 수정했다.

마침 TV 자막에 마라도 배편이 출항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뜬다.

제주도 지도를 보면서 의논한 끝에 오늘의 여정을 한라산 1100고지, 오설록, 추사유배지를 들러 주상절리, 이중섭 미술관으로 정했다.

콘도에서 바다를 내다보니, 바람이 많이 분다. 눈이나 내리지 말았으면~~~

아침식사후 우선 한라산으로 향했다.

 

 

 

1100고지를 가는 중 신비의 도로 체험해보고, 한참을 가다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제주뉴스를 통하여 한라산 주변도로 눈길 조심하라는 메시지가 계속 나온다.  

그래도 1100고지까지는 괜찮겠지~~ 했더니, 결국 1100고지 입구 도로에서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눈길이 위험하니 돌아가라고~~~ 이구  아쉬워라~~

예전에 가보기는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또다른 느낌일것 같아 기대했더니만~~~

한라산 등반하러 다음에 다시 오자 하고는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한참을 가다보니, 정월대보름행사를 전날 저녁에 했는지, 행사 흔적이 보이는 새별오름이 보인다.

이왕 왔으니 한번 가까이 가보자 하여 들어갔으나, 바람이 너무 세서 차에서 내릴수가 없다.

마침 아들과 남편....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행사장에 야외용 간이 화장실이 있어 그곳을 이용할수 있었는데, 아마도 엉덩이가 많이 추웠을 것 같다...^^  

 

 

 

 

딸의 추천으로 선택한 오설록.... 제주에도 이렇게 넓은 녹차밭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녹차하면 우선 보성을 떠올리게 되니...

티하우스에서 따뜻한 차와 샌드위치로 몸을 달래며, 아이들과 모처럼 마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 와중에도 우리 사진작가님.... 카메라를 들고 나가 작품활동(?)하느라 바쁘다.

한석봉 도예 작가선생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집에 있는 다기세트를 놀리기 싫어 가끔 찻잔을 마주하는 시간을 갖고는 하는데, 내가 마신 해피그린티가 마음에 들어 하나 구입했다.

얼마나 자주 차와 함께 하는 좋은 시간을 보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날씨가 따뜻하고 좋았으면, 바깥에 나가 차밭을 둘러볼 수도 있겠지만, 바람도 세고 날씨가 찬 관계로 실내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오설록을 나와 다음 목적지 추사유배지를 향했다.

날씨가 너무 험해 걷기가 너무 힘들다. 완전히 칼바람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9년간이나 제주 대정에서 유배생활을 했다는데, 김정희는 이곳에 머물면서 추사체를 완성하고 많은 서화를 그렸으며, 제주지방 유생들에게 학문과 서예를 가르치는 등 많은 공적을 남겼다 한다.

 

 

 

 

 

 

 

<세한도>

 

조선 후기 당파싸움 관련 누명을 쓰고 제주로 귀양을 간 김정희..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연락을 끊었지만, 그의 제자 이상적은 중국을 자주 드나들며, 김정희에게 귀한 책을 보내면서 안부를 주고 받던 중..  제자의 마음씀씀이가 고맙고 기특해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세한도를 그렸다 하는데, 그 그림 옆에는 이렇게 써있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계절 잎이 지지 않고 푸르러 추운 계절이 닥치기 전이나 닥친 뒤에도 늘 변함이 없다.'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의미심장한 말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무슨일이 있어도 한결같이 내곁에 있어줄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은듯~~

 

 

 

 

 

 

 

 

 

 

 

 

 

 

추사유배지를 둘러보고 나오며 본 안내판에 정약용선생의 조카인 정난주마리아의 묘가 근처에 천주교 성지로 조성되어 있다 하는데,

날씨가 사나운 관계로 아쉽지만 패스~

 

송악산을 바라보며, 용머리해안으로 고고~

간간이 구름사이로 햇빛이 살짝 나오기도 하지만, 어디서 눈구름이 몰려왔는지 금방 눈보라가 치고....

변화무쌍한 제주의 심술궂은 날씨다.

 

아이들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차창 밖으로 구경하나, 우리집 작가님.... 날 이끌고는 해안가로 향한다.

어느 아가씨... 제주에서의 멋진 사진을 남기려고 춥지만, 겉옷을 벗고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고는 엄마와 함께 찍는다고 내게 카메라를 건넨다. 흔쾌히 받아 잘 찍어주려고 몇번 누르는 찰라,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쳐 눈을 못뜰 정도다.

결국, 그 모녀도, 나도, 남편도 차로 피신~~~

 

 

 

 

 

 

 

 

 

 

 

 

 

제주도여행코스 중에 빠질 수 없는 곳... 주상절리...

아이들은 수학여행때 모두 가본곳이라고 그다지 가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도대체 이놈들은 여행을 즐겨야지,

날씨가 춥다고 그냥 차 안에만 있으려고 하는가 싶어 한마디 하고 싶지만,

그래도 여행중인지라 참는다.

 

주상절리는 화산폭발 때 용암이 굳는 속도에 따라 4∼6각형 등 다면체 돌기둥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암석이 지각변동에 의하여 어떤 힘을 받을 때나 화성암이 급히 냉각하여 수축될 때 생긴 틈을 '절리(joint)'라 하며, 이는 단층과는 달리 절리면을 경계로 양쪽부분의 상대적인 이동이 없다 한다.

절리는 절리의 방향에 따라 주상절리, 판상절리, 방상절리 등으로 구분되는데, 대표적인 곳이 대포 주상절리와 갯깍주상절리란다.

 

육각형 모양으로 솟아 오른 바위들이 신기하다.

 

유명한 정방폭포와 천지연 폭포가 이런 지형에 형성된 폭포라지~~~

정방폭포, 천지연 폭포는 만장일치로 패스~

 

 

 

 

 

 

 

 

 

 

주상절리대를 구경하고 나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남편에게 밥도 안주고 끌고 다닌다... 한마디 한다.^^ 

서귀포쯤 가서 맛있는거 먹자 한다.

스마트폰으로 맛집 검색하니 서귀포의 'e-조은식당'이 나온다.

일단은 춥고 배도 고프고 하여 그곳으로 정하고 이동~~

 

약간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식당앞에 차가 없다.

주인장께 추천메뉴를 물으니 갈치조림정식을 권한다....

매번 여행중 현지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식당에 들어가면 이거 바가지 쓰는 거 아닌가..

나도 모르게 염려하게 되는데, 이것도 병인가???  맛없기만 해봐라~~~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밖에 검은 차 한대가 들어온다.

식당 주인장이 반갑게 아는체하길래 돌아봤더니..... 개그맨 김용만 가족이다.

제주여행을 왔다 한다.... 아이들한테 눈짓하며 사인받아라... 했더니, 아이들과 남편이 내게 눈치준다.

너무 아는체 안해서 김용만이 서운했을까???  덕분에 여행중 재미에 약간의 플러스가 됐다.

이런점에서 그시간에 나타나준 김용만씨께 감사~ ^^

 

다음으로 찾은 곳은 우연히 지나다가 궁금하여 들른 곳.... 제주도 남쪽 서귀포에 자리한 석부작 박물관이다.

실내 전시장과 체험장, 야생화 전시장... 그리고 감귤따기 체험장이 있었는데, 돌아보는데만도 꽤 시간이 걸렸다.

시간의 여유를 두고 천천히 감상하면 더 좋을것 같다.

 

 

 

 

 

 

 

 

 

 

 

 

 

 

 

이중섭.... 교과서에도 나와 '소'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이중섭 마을에 도착했다.

평소 어느 작품을 대할 때 그 배경을 알고 보는 것과 그냥 보는것의 차이는 천지차이....

그동안 이중섭의 작품들을 대할때 그냥 봐왔다.

소하면 이중섭..... 그 이외의 정보는 아무것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었는데, 이중섭 거리를 걷고, 전시실에 전시되어있는 여러 작품들, 일본인 아내 이남덕(아마모토 마사꼬)와 주고 받았던 편지들을 보며 새삼 천재작가 이중섭이 내 가슴 한켠에 애틋하게 자리한다.

 

1916-1956 의 짧은 생애.... 딱 일제시대와 전쟁이 일어났던 격변기이다.

이곳에서 11개월간 피난생활을 하다가, 나중에 가족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그리움, 외로움을 작품활동으로 달래며 쓸쓸히.......  명작들도 너무 행복하면 만들어지기 힘든걸까?  

추위를 이겨낸 난이 예쁜꽃을 피운다 하듯이 예술가들도 고통속에서 대작을 만들어낼수 있는건지~~~ 아이러니하다. 

 

 

 

 

 

 

 

 

 

<이중섭의 유명한 '소'그림 앞에서>

 

<이중섭 미술관에서 내려다본 마을>

 

 

 

 

 

 

 

 

 

 

<이중섭 거리>

 

 

 

 

작가 이중섭의 흔적을 만난건 이번 제주여행에서 얻은 보너스같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뻔 했던 곳...

날씨와 전쟁을 치르다보니, 그냥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있었는데....

아마도 그냥 돌아갔으면 후회할뻔 했다.

 

날씨는 더욱 험해진다.

제주의 남쪽에 와 있으니, 오늘도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콘도로 가자면 고지대를 넘어가야 빠르겠지~~

높이 올라갈수록 눈보라는 심해져 결국 중턱쯤 올라가니 체인없는 차량은 차량진입을 통제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낮은 길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눈보라를 헤치고 숙소에 도착~~~ 아~~~ 날씨덕분에 스릴만점 여행을 즐기고 있다~ㅎㅎㅎㅎ

 

 

 

오늘 저녁 식사도 결국 콘도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연장 3일을 계속 이용했더니, 할인도 해준다~~^^

제주에 와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들은 모두 먹었기에 저녁은 간단하게 보리밥으로~~

다음날 여정을 마무리 해야겠기에 제주 특산물 몇가지 구입하고...

 

내일 비행기가 뜰수 있을까를 걱정하며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