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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군바라지

입영아들에게 보내는 편지(36)

by 바이올렛yd 2012. 6. 13.

지명아~

벌써 오늘이 지나면 우리 아들 만난지 일주일이다.

자랑스런 우리 아들 수료식에 간다고 지난 수욜에는 온종일 별로 하는 것도 없이 바쁘게 보내고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수료식날 아침 일찍 철원으로 떠났구나.. 어찌나 마음이 설레이고 콩당거리던지...

 

철원에 들어서면서 만난 첫번째 부대앞에서 어느 보초병(보초병이 맞나 모르겠다)의 인사를 받으면서

엄마는 이미 그들의 엄마였단다. 모두가 내아들같이 애틋하고, 사랑스럽고, 듬직하고.... 그렇단다.

민박집에 짐 풀고, 건너편 신병훈련소로 향하면서도, 마음은 저만큼 먼저가있더라...

면회신청서 내고 드디어 우리 지명이가 5주동안 피땀흘리며 훈련을 받았을 신병훈련소에 들어서는 순간

어디쯤에 우리아들의 흔적이 있을까.. 두리번 두리번...

 

벤치에 앉아 '아들사랑백골사랑'에서 주는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는 중 어디선가 힘찬 아들들의 소리가 들리더구나..

어딘가에 모여서 수료식장을 향해 나올 준비를 하는가보다 하며 고개를 삐쭉 내밀고, 기다렸단다.

어떤 엄마들은 그쪽을 향해 달려가기도 하더라... 엄마도 달려가서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는 싶었지만...

 

수료식이 시작되고, 열심히 대열속에 있을 지명이를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단다.

멀리서 보니 모두가 우리아들같아보여서...

드디어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줄 차례... 아빠는 엄마보다 먼저 달음질치더구나....ㅎㅎ 그럴줄 몰랐다...^^

생이별을 하였다가 몇년만에 만난것처럼 너무 반갑고 기뻤단다.

그동안 고된 훈련을 무사히 마친 우리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장하고, 멋지다..

혹시 엄마가 울면 네가 울까봐서 눈물을 참고 참았다만,

역시 우리 아들 마음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군인의 자세로 표정관리까지 잘 하더구나..

그런 너의 모습에 엄마는 그동안의 걱정이 모두 눈녹듯 사라졌단다. 믿음직했어...

 

가평으로 떠난 후 전화통화는 했지만, 아직 분류가 되지않은 상태라 손편지를 못 부치겠기에 편지도 못쓰고,

소식은 들을길 없고, 운전병 부모들 까페에 가서 선배님들의 조언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지

추측이나 해볼수 있을 뿐... 훈련소 있을때보다는 좀 답답하구나..

 

어쨌든, 나중에 모아서 부치면 되지 생각하면서 수료식 이후 처음으로 네게 편지를 쓴다.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걸 보니, 오후에나 분류사항에 대한 연락이 오겠구나.

비가 안온다고들 난리인데, 오늘도 하늘만 찌뿌둥하지 비는 안내릴것 같다.

늘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

 

              6월 13일 정오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