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보고싶은 아들 면박날....
전날 저녁부터 내리던 비는 말끔하게 그쳐 아들 만나러 가는 길을 상쾌하게 열어주었다. 9시30분부터 면회가 가능하다하여 약30분의 여유를 두고 7시반경 집에서 출발.... 이미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은 차들로 꽉차있다.
우리가 가야할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사정을 걱정하며 가다보니, 아닌게 아니라 이미 구간정체가 시작되고 있다.
'어구, 늦으면 어쩌나.... 울 아들 눈 빠지게 기다릴텐데....' 중간중간 차는 밀리고, 남편 아이패드로 네비를 켰더니, 네비도 말을 안듣고.... 미리 설정해놓지 않았다고 나는 잔소리하고...남편은 점점 조급해지는 내눈치보느라 안절부절.... 그래도 간신히 2분 넘기도 야수교에 도착.... 다행이다...
단걸음에 아들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들어가니, 수많은 아들들이 일제히 우리를 바라본다.
온통 기다림의 눈빛들....
울 아들... 만나자 마자 '왜이리 늦게 오셨어요~~~~~' 9시전부터 동기들은 이미 가족을 만나 나갔댄다.
얼마나 기다렸으면.... 불쌍한 울 아들..... 도로주행중 지나쳤던 손짜장집에서 고춧가루 듬뿍뿌려 짜장면이 먹고 싶다 한다. 오전중이라서 문연 중국집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행락객이 많은 가평이니까.... 하며 돌아봤더니, 역시 모두 영업전이다.
어쩔수 없이 일단은 숙소에 짐부터 풀고 옷갈아입고 나오기로 하고, 예약해둔 연인산테라스펜션으로 향했다.
펜션은 소문대로 깨끗하고, 아늑하고, 조용하고, 바로앞에 계곡물도 흐르고.... 마음에 든다.
준비해간 사복으로 갈아입고, 우선 남이섬 선착장 근처의 한 식당으로 가 닭갈비에 동동주 한잔씩....
아들은 연신 친구들과 통화하느라 정신이 없다.
남편이 출장중에 한번 와본 식당이라는데, 나름 맛있었다. 아들이랑 함께 먹어서 그런가???
1시에 가평역으로 후배 정수가 온다하여 함께 기다리려 했더니, "엄마아빠는 어디 가서 시간보내고 오세요~" 한다. 허걱~ 함께 돌아다닐까 했더니, 가평에 갈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정수랑 시내에서 시간보내겠단다...
그래~~~ 네 맘대로 해라......
하여..... 뜻하지 않게 남편과의 오붓한 나들이가 시작되었다.
남이섬도 가봤고, 아침고요수목원도 가봤고..........그래~ 프랑스로 떠나자~~~~
한국에 있는 작은 프랑스 마을 쁘띠프랑스..... 꿈과 희망을 간직하고,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프랑스의 대문호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이 마을의 컨셉이다.
숙소에 한번 묵으면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산책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것 같았으나,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빼놓고 온것같은 느낌에 맘놓고 마냥 이곳에 있을 수만은 없었다. 우리의 보물 지명이 다연이랑 함께였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남편은 자꾸만 카메라를 들이대고, 이젠 사진찍히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그래도 어찌하랴.... 주름자글자글해도 남편이 원하는데....
프랑스 전통가옥이며, 골동품들, 각종 인형들, 미술품들,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까지....
그중 유난히 닭을 주제로 한 모형이나, 그림들이 많아 도대체 프랑스와 닭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 유래는 ...
프랑스에서는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는 관습이 있는데, 이것은 300여년 간이나 내려오는 전통이라 한다.
그 이유는 백년 전쟁 후에 아주 가난에 찌들었던 이 나라가 어느 정도 경제재건에 성공했을 때, 당시 왕이었던 앙리 4세가 민정시찰을 나갔다가 백성들이 제대로 못 먹고 있음을 발견하고, 경제 담당자를 불러 모든 프랑스 백성들이 일요일만큼은 닭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하라고 명했고, 그때부터 프랑스의 일요일 식탁에 닭요리가 오르게 되었다 한다.
어린왕자와 함께~~~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다....
두시간쯤 흘렀을까.. 다리도 아프고 날도 뜨겁고 하여 가평시내 하나로마트에 들러 시장보고, 숙소로 먼저 들어가기로 했다. 아들이 먹고 싶다던 음식들을 위주로 하여 장을 보고, 시내에 있는 한 횟집을 찾아 광어회도 1.5kg 떠서 숙소로 향했다.
잠시후 아들들이 돌아와서 함께 회를 먹고, 아들들 불편할까 싶어 남편과 함께 산책하고 들어온다 하며 다시 나왔다. 계곡을 따라 걷다보니 연인산경기도립공원에 올레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래~ 새벽에 준비해 나오느라 운동도 못했는데, 이참에 운동이나 하자 싶어 계곡을 따라 올라가보니,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용추폭포가 장관이다.
다시 들어와 한우 구워 먹이고, 밤 11시경 늦은시간인데도 고맙게도 찾아와준 후배 재웅이와 정수 셋이서 야외테라스에서 맥주한잔씩 하며 담소를 나누는 아들...... 온통 내차지는 못되고 있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들모습을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동안의 수고를 다 털어버리고, 앞으로의 군생활을 위한 충전의 시간이 되기를...
아침에 밝았다. 아침 먹고, 후배들은 돌아가고, 이제 부대복귀시간까지 아쉬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만나자마자 먹고싶어했던 짜장면 시켜 고추가루 등뿍 뿌려 먹고, 돼지고기 구워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는, 펜션 퇴실 준비하고, 아들도 씻고 부대복귀 준비하고..... 점점 시간은 가고.....
3시경 퇴실하여 스킨로션 사고, 몇몇분들께 선물한다고 담배6갑 사고, 어디가서 좀 쉬었다 갈까 했더니, 일찍 들어가서 쉬고싶다고.... 아쉬워라..... 차에서 내려서 한번 안아주고 들어보내는데, 부대안에 들어서는 순간 뒤도 한번 안돌아보고 씩씩하게 들어가는 아들.... 가슴이 찡하다....
복귀후 20분쯤 시간이 흘렀을까....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전화했다. 잘 들어왔다고.... 조심해서 가시라고....
자대배치받고 부대에 안착하게 되면 이 안타까운 마음이 좀 덜하려나....
부디~~ 자대배치도 잘 받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군생활 잘 하고 돌아오기를..... 사랑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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