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추석연휴가 끝날 즈음... 우리 딸이 비명을 지르며 방에서 나왔다.
뜨거운 여름을 ** 회사의 인턴사원으로 불사르고, 추석 전에 약3개월간의 인턴생활을 무사히 마치고는
마음불편한 가운데 추석명절을 보냈었다.
최종합격자 발표가 연휴 마지막날에 있었던 모양인데...... 다행이도 합격이다.
취업하기 어려운 요즘인데 딸이 좋아하니 나도 좋다.
10월10일부터 출근...
약 열흘간의 남아있는 시간이 무척이나 아까웠던 모양이다.
별안간 뉴욕행 비행기티켓을 구입하더니, 일사천리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리고는 9월 마지막 날 아침에 집을 떠나 뉴욕행 비행기를 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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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퇴근한 딸이 여행 중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직접 관람한 라이온킹뮤지컬이 내한공연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잔뜩 들떠있다.
그리고는 보고싶냐고 묻는다........'얘야 정말 보고 싶단다....^^'
그렇지않아도, 여행중에 라이온킹 뮤지컬을 보고 정말 감동 받았다는 딸의 말에 멜론에서 음원을 찾아 들어봤었다.
음악만 들어도 심장이 뛰었었다.
그런데 딱 이 시점에 내한공연이라니.......
어렵사리 티켓을 구매했지만, 좋은자리는 이미 모두 매진이다.
몇날 며칠을 탐색하더니, 앞에서 두번째 자리 두좌석이 나란히 빈것을 발견하여 티켓팅에 성공....
구매했다가 취소해 준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공연일을 몇달을 기다린 후, 드디어 지난 주말.... 보고싶던 라이온킹을 만나러 상경하다.
3월23일 오전... 남편과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 우선 아들집으로 향하다.
직장생활에 지친 피로를 푸느라 늦게까지 잠자던 아들이 현관문소리에 놀라 깨다.
우선 아들이 잘 살고 있는지, 점검하고 먼지 좀 털어내고 빨래건조대에 가득 널려있는 빨래들도 걷어 정리하느라 부시럭거렸더니,
엄마 아무것도 안해도 되니까 그냥 앉으시랜다.
그런대로 나름 정리정돈 잘 하고 살고 있음을 확인 한 후, 아들과 함께 쉬다가 .....
공연시간보다 다소 이른 시간에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다.
줄이 너무 길어 시간이 오래걸릴 수 도 있으니 시간의 여유를 두고 가는게 좋다하여.....
매주 목요일마다 예술의 전당에서 강좌를 듣고 있는 남편은 전철역에 내리자마자 익숙하게 날 지름길로 인도한다....^^
주변에 음식점들도 벌써 여러곳 섭렵했는지, 지나가면서 내게 몇 곳을 소개하기까지 한다.
예술의 전당 근방에서 근무하는 딸과 만나 점심을 같이 하기도 하니, 더 익숙할 수도 있겠지....
드디어 예술의 전당에 도착...
오페라하우스까지 직진하여 2층으로 올라가니, 사람들이 가득하다.
아마도 2시공연이 끝난 후 포토존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의 긴 줄과 라이온킹 굿즈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인 것 같다.
티켓팅은 공연 1시간 30분 전부터 한다고 하니, 우선 다른곳을 둘러보고 다시 오기로 하고는
간단하게 기념사진을 우선찍고 나오다.
정면에서 찍으려면 줄을 서야하기에 옆에서 살짝....^^
번쩍거리는 라이온킹 포토존이 인기가 더 많은지 줄이 빙빙 돌며 서있다.
서울에 도착하니 하늘은 어느새 음침해져 점점 어두워지더니, 아들집에 들어서는 순간 빗방울이 한방울.....
그로부터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었다. 그리고는 반짝 해가 나며 하늘이 완전 청명한 푸른빛이다.
얼마만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지...
야외 콘서트 무대에 앉아서...
지난번 코엑스 전시장에서 보고 좋아하게 된 '에바 알머슨' 작품이 전시중이었다.
공기가 약간 차갑지만, 상쾌하다.
예쁜하늘을 담고 있는 남편...
건너편에 위치한 한가람 미술관에서 피카소와 에바 알머슨을 만나고, 다시 오페라 하우스 2층으로 올라가다.
매표소 문이 열리기도 전인데, 벌써 줄이 길다.
라이온 킹 티켓과 한가람미술관 아트숍에서 구입한 페르메이르의 '진주목걸이를 한 소녀'그림이 그려진 약케이스
티켓을 받고 나서 남편을 찾아 두리번 두리번.....
포토존 사진찍기를 거부하던 남편이 웬일........ 티켓팅하는 사이 벌써 줄을 서 있다~~~^^
불이 꺼졌을 때는 이런 느낌........ 뮤지컬을 보고 나서 생각하니, 주술사 캐코원숭이 라피키가 라이온킹을 예견하는 장면의 표현이었다.
잠시 후 불이 켜졌을 때의 느낌...
뒤에 서 있는 분께 부탁하여 남편과 함께..
드디어 입장... 설렌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살짝 인증사진만.... 어느새 4층까지 관객들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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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부터 감동에 감동....
동물의 움직임을 어쩜 그리 섬세하게 표현했는지..
무대가 가득 찰 정도의 스케일..
앞에서 오케스트라 지휘하시는 멋진 지휘자님...
귀여운 어린 심바와 날라..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
등등...
그야말로 공연은 대박~~~~^^
뉴욕 현장의 공연은 얼마나 더 멋졌을까???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그 여운이 가시질 않아 한동안 자리를 뜨고 싶지 않았으나....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역시 기념사진찍느라 장사진..... 굿즈 판매소도 장사진...
오래오래 두고 보며 추억하려고 프로그램 북 한권 사가지고 나오다.
남편은 다음날 일정으로 막차타고 집으로 내려가고, 나는 다시 아들집으로....
아이들과 맥주한잔 하며 뒷얘기하다가 잠이 들다..... 참 행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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