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하이라이트....
가우디의 명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입장시간이 오후 5시30분으로 예약되어 있어, 시간에 맞춰 구엘공원에서 파밀리아 성당으로 이동하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쯤 유주아빠가 출장다녀오면서 선물로 준 파밀리아 성당이 새겨진 냉장고 자석...
이제야 그 현장에 오다.
구엘공원에서도 그랬듯이 파밀리아 성당의 첫 느낌은 언뜻 보기에 흙더미를 쌓아올려 놓은 거대한 탑 같아 놀라다.
나의 안목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 예술적으로 보지 못하고 흙더미라니~~~
자세히 보니 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랜 세월속에 흙빛을 띠고 있는 건물 곳곳 눈에 띄는 곳마다 놀라운 작품들이 가득하다.
옛것과 새것에서 오는 이질감은 나만 느끼는 것인지...
건축방식도 옛것에 비하면 한결 현대적 방식으로 변했겠기도 한 것이 왼편에 보이는 새것에는 뭔가 정형화되고 규칙적이고 반질반질한 새것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상부에 설치되어 있는 알록달록한 조형물 또한 낯설다...
자세히 보지 않았을때의 느낌은.......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좀 그랬는데, 옛것으로 보이는 건물이 가우디가 살아생전에 건축하기 시작하여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유작이라 하니, 거의 100년의 세월을 지내도록 건재하게 남아있음은 처음 흙더미로 보았던 나의 눈을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건물의 동편에 위치한 예수탄생 파사드이다.
외벽에 설치되어있는 작품들은 모두 예수님 탄생과 관련되어 있다.
네개의 첨탑 가운데에 생명의 나무가 설치되어있고, 나무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날고 있다.
어떻게 저 높은 곳에 나무를~~~? 기발한 상상력 ^^
바르셀로나의 한 출판업자가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 바르셀로나에도 산 피에트로 대성당처럼 훌륭한 성당을 짓자 하는 운동을 벌이며 모금을 시작하여 1883년, 가우리의 스승이었던 비야르의 추천으로 가우디가 공사를 맡아 짓게 되었다 하는데, 그 시절의 가우디 나이는 31세였다 한다. 가우디는 이 성당을 짓게 된 이후 죽는날까지 43년간 일생을 모두 성당건축에 바쳤다 하니,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훌륭한 건축가로서 길이길이 자신의 이름이 기억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1926년 불의의 사고로 인해 성당건축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그 이후 다른 건축가들이 넘겨받아 현재까지 건축은 계속되고 있다 하는데, 가우디가 세상을 떠난지 100년을 맞이하는 2026년에 완공 예정이라 하니 이제 약 6년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마무리 될 수 있을지....
어쨌든 완성이 된 이후에 다시 와봐야 할 것만 같다.
가우디가 죽기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하는데 의미심장하다.
'내가 성당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 않다. 난 늙을 테지만 내 뒤를 다른 사람들이 이어갈 것이다. 작품의 정신은 항상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작품과 함께 살아가는 세대의 것이다.'
파밀리아 성당 중 가우디가 건축에 직접 참여한 예수탄생 파사드만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건물높이가 거의 100미터라 하니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기조차 힘들다. 성당이 모두 완공되고 나면 가운데에 공사중인 주첨탑의 높이가 이보다 훨씬 높아 무려 170미터나 된다 하니 그 규모는 정말 대단하다.
직접 현장에서 다 보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어느 한곳도 예술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저 자연의 일부분 같으나, 자세히 보면 자연과 닮은 거대한 예술작품이다.
예수탄생 파사드에는 예수님 수태고지, 예수님 탄생, 동방박사와 목동들의 경배 장면등이 조각되어 있다.
네개의 탑 중에 가장 왼쪽에 보이는 탑이 성 바라나바에게 봉헌된 탑으로 가우디 살아생전 유일하게 완성된 탑이라 한다.
조금은 생뚱맞아 보이는 장식.... 과일 모형들...
계절에 맞는 과일들을 장식했다고 하는데, 외벽에 있는 나무와 새도 그렇고, 일반적인 표현방식과는 다르게 직접 그 형상 그 색깔 그대로 만들어 장식해 놓은 건 참 특이하다. 그 시절 이런 획기적인 건축양식이 통했다는 것도 놀랍고....
새로 짓고 있는 건물도 세월이 지나면 예수탄생 파사드와 같은 색깔을 띠게 되겠지...
자세히 보면 어느 한곳도 밋밋한 곳이 없다.
나뭇잎과 꽃과 덩쿨식물같은 것도 보이고, 동굴속에 종유석같이 생긴 돌모양 등...
드디어 성당 안으로 들어가다.
은은한 빛과 함께 시선을 사로잡는 천정.... 숲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가우디 건축에서 자연을 빼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설계와 디자인의 영감은 자연으로부터 시작되다.
나무와 숲과 빛...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자연의 빛..
천정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은 나무기둥 그 자체의 형상이다.
천정 아래로 예수님이, 그 아래로 세계각국의 언어로 씌여있는 기도문이 새겨져 있다. 성경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주님의 기도 중 한 구절이 한글로 씌여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옵소서.'
예수님의 조각상 앞에 4복음사가를 상징하는 조각이 나란히 서 있다.
반대편을 바라보니, 제단이 보인다.
동쪽 방향의 창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파란색 계열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설치되어 있다.
서쪽 창의 붉은 계열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죽음과 순교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방패형 모양을 하고 있는 둥근 창은 지금 현재는 덮개가 씌워져 있는데 건축이 완료되어 덮개가 벗겨지면 자연적으로 들어오는 채광이 어떤 분위기를 연출해 낼지 궁금하다.
자연의 빛과 조명을 조화롭게 이용할 수 있게 설계를 한 가우디는 천재가 맞다.
유년시절에 대장장이인 아버지 곁에서 자연을 관찰하며 보낸 것이 훗날 자연친화적인 그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십자고상 위에 정칠각형모양의 덮개가 씌워져 있다. 여기에는 포도넝쿨이~~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예수탄생파사드 반대편 문으로 나와 돌아보니, 들어온 문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예수수난 파사드이다.
이는 바르셀로나 출신의 조각가인 요셉 마리아 수비라치가 1954년 완성한 것으로, 현대적이고 추상적인 느낌의 조각들로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을 표현하였다.
해질녘 빛과 어둠이 교차할 시점에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하는데, 해 뜨는 동쪽방향에 예수탄생파사드를, 해 지는 서쪽방향에 예수수난파사드를 배치한 의미를 알 것같다. 남쪽에는 현재 주님영광파사드를 건축 중이라 한다.
예수수난파사드에 조각되어 있는 작품은 수난복음이 순서대로 전개되어 있는데, 아래 왼쪽부터 차례로 보면 최후의 만찬, 베드로와 병사, 유다의 입맞춤, 채찍질, 베드로의 부인, Ecce homo, 예수의 재판이 차례로 설치되어 있고, 2층 왼쪽에 백인대장 그 위에 주사위를 던지는 군인, 가운데에 십자가 형, 오른쪽에 예수님의 시신수습 장면, 그리고 가운데 가장 꼭대기에 승천하신 예수님을 표현하고 있다.
예수님의 십자고상 아래에 병사들 곁에 넓은 천을 들고 있는 여인은 십자가를 지고 고난을 길을 걷고 있는 예수님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드렸다는 베로니카성녀를 표현한 것이다. 수건에 예수님의 얼굴이 그려져있다.
가장 왼쪽에 서있는 사람은 가우디를 표현한 것이라 하는데.... 수비라치의 의도가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십자고상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얼굴은 정문 앞에서 위로 바라보아야 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예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기도 하고, 예수님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표현이 되어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한다.
아래사진 왼쪽에 최후의 만찬, 예수님이 유다의 배신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옆에 웅크리고 있는 개는 충직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 위에 예수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른 말탄 백인대장, 그 위에는 예수님의 옷을 나눠갖기위에 주사위를 굴리는 로마병사들이다.
위 사진은 유다의 입맞춤과 채찍질 당하는 예수
뒤에보이는 숫자판은 가로 세로 대각선 숫자의 합이 모두 33, 예수님이 돌아가신 나이 33세와 같다.
측면에서 보니 첨탑 사이 높은곳에 승천하신 예수님을 표현한 조각상이 입체적으로 보인다.
예수수난파사트 오른편 아래로 내려가면 성당건축중에 가우디가 기거하였던 작은 집이 있다.
생을 마감하기 전 약 10여년 전부터는 성당건축에 매진하기 위해 성당건축부지에 작은 숙소를 마련해놓고 그곳에서 일하며 살기까지 하였다한다.
그러던 중 불의의 사고.. 전차사고였다고 한다. 사고로 목숨을 잃어 그의 유해는 현재 성당 지하 납골묘에 안장되어있다고 하는데, 그의 신앙심과 업적을 높이 평가하여 이곳에 안치할 수 있도록 로마교황청이 허가를 해 준것이라 한다.
가우디 학당이라 불리는 교실도 있다.
공사중인 파밀리아 성당 주탑은 예수님, 주탑을 둘러싼 첨탑은 12사도를 상징한다고 한다.
가우디 학당 옆 가우디 박물관에는 파밀리아 성당 건축방식, 조감도 등 여러가지가 전시되어 있다.
어마어마한 공간에서 짧은시간동안 가우디에 흠뻑 취해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곧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는 딱 그 시각을 코앞에 두고 있다. 자유여행이었다면 풍경의 한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겠지만, 우린 아쉽지만 바로 떠나야 했다.
시내에 있는 가우디 건축물 카사바트로와 카사밀라를 버스안에서 보면서 지나가다.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는 확연히 달라 눈에 확 띈다. 둥글둥글 곡선들로 가득한 재밌는 건물이다.
카사밀라는 파도가 넘실대는 모양이랄까.... 검은빛깔의 테라스는 해초같다. 미역~~?^^
발렌시아에서 시작한 오늘 하루일정이 바르셀로나의 굵직굵직한 가우디의 작품들을 보며 마감되다.
7시경 저녁식사.... 메뉴는 한국음식 김치찌개와 닭볶음탕이다.
우리 음식이 고플때라서인지 김치국물만 있어도 맛나다.
식사 후 저녁 8시경 호텔 투숙.
벨항에서 보았던 발랄하고 유쾌한 미국의 청소년들이 우리가 묵은 호텔로 와르르 들어왔다.
코로나19 때문인지, 늘 여행중에 많이 보이던 중국인들은 여행 마지막날까지도 찾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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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룻밤만 자면 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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