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있지. 어젠 과음했다. 이번주 캐나다 몬트리올 출장간다고 누가 술먹자하더구나. 지금도 머린 아프다. 역시 지나침은 부족함보다는 못한거 같네.아빤 20사단에서 훈련받았지. 그때 힘든건 몰랐어. 군기가 바짝들어서말야. 각개전투니 뭐니 하다가 팔꿈치가 까여도 군기가 들다보니 아픈줄도 모르고. 그게 군대였던거 같아. 그래야 평생 살면서 군대 얘기할 수 있지. 고되고 힘들어도 너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즐겨라. 나중에 네게 엠비시 피디되면 군경험으로 프로그램도 제작할 수도 있고. 아이디어도 얻고. ㅋㅋ. 너무 낭만적인가. 종종 보내마. 너를 믿고 아빠는 직장에서 근무하고 퇴근하면 술도먹고 휴일엔 마라톤도 하고. 다 네 덕으로 생각하지. 그게 우리 아들이고 우리들의 군인이지. 또 쓸게. 사랑하는 우리아들 지명아. 2012.5.15. 아빠가.........
안녕 아들
어젠 사격훈련했구나. 군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훈련중에 하나지. 물론 어느 훈련이 소중하지 않은게 있냐만. 그래도 다른 어떤 훈련보다 정신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여야할 훈련이지. 아빠도 엎드려사격은 정말 잘했다. 물론 팔꿈치를 의탁해서 쏘니까 다른 사격자세보다 쉬워서 그런가봐. 한번은 사격훈련갔었지. 업드려쏴를 했는데 처음에 열발을 쏘는데 내 사격표지에 열두방이 뚫렸더라. 옆에 있는 동료가 내 표지판에 쏜거지. 그래서 혼자 다시 쐈더니 열발나오더라. 그후 소대 저격수로 뽑혀 매일 훈련끝나면 중대장실에 가서 소총끝에 아령을 달고 서서쏴자세를 30여분 이상씩하곤했지. 땀비질비질흘려가면서. 그런데 실제 사격할때는 업드려쏴는 자신있는데 서서쏴나 쪼그려쏴에서는 표지판이 빗나가더라. 결국 얼차레를 수없이 받고 짤렸지. ㅋㅋ. 호흡조절하고 정신집중해야하는데 그게 어렵더라. 제대 후 예비군훈련때도 영점사격은 기막히게 잘했지. ㅋㅋ. 훈련도 실전처럼 최선을 다해. 그게 네가 이 사회에 나와서도 써먹을 교훈이거든.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지명이를 기대할께.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2012.5.16.
안녕 아들.
아침에 몬트리올 출장가는 거에 대해 회의를 했다. 거긴 날씨가 변덕스럽구나.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의류가 필요한 곳인가봐. 어느 정도 준비해야겠지만 그때그때 잘 적응해야겠지. 네가 있는 군대도 상황에 따라 신속히 적응하고 헤쳐나가야하는 곳이지. 물론 울 아들 잘하라라 믿고. 오늘은 무슨 훈련을 하나 많이 궁금하지만 항상 잘하라라 생각한다. 아빤 토요일 출장가면 다음주 일요일 온다. 네게 필요한 선물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캐나다만의 특징이 있는거 하난 구입해오마. 엄마는 무슨 시럽이 유명하다며 그걸 꼭사오라는구나. ㅋㅋㅋ. 오늘은 비가 많이 오네. 거기도 오는지 모르겠지만 빗속에서도 훈련은 계속되겠지. 감기걸리지 않도록 따듯한 온수로 목욕한다니 덜 걱정이되지만...... 난 신병때 겨울에도 냉수마찰하고 그랬는데. ㅋㅋㅋ. 여튼 훈련 잘받고 지명이 믿고 아빤 캐나다 다녀오마. 낼 또 쓸게.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2012.5.17.
안녕 아들
비온 뒤라 하늘은 맑다. 시원할 줄 알았더니 오늘은 무척 덮네. 난 8월 가장 더울 때 입대해서 힘들었지. 훈련이 끝나는 저녁이면 인근 개울가에 가서 씻곤했었지. 지금도 그곳을 지나면 그때 생각이 나는구나. 네가 훈련을 받는 곳을 나중에 지나면 아 그땐 그랬지 하고 웃음이 나온다. 다시는 처다보지도 않고 심지어 쉬도 안한다고 맹세하지만 그래도 남자로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아닌가 해. 다음 주는 행군하나본데. 나도 여주 대신에서 너 입대한 의정부 306보충대 앞산까지 행군해 본 적이 있지 5박 6일인가. 주로 야간에 출발하는데. 나중에 졸려워서말야. 조그만 돌맹이하나 잘못 밟아도 휘청거리며 쓰러지기도 하고 차도와 보도사이 조그만 높이의 차이에도 길 아래로 뒹굴기도 했었지. 발에 물집이 생기면 바늘로 콕 찔러 물을 빼고 쓰리고 아프고 그래도 다 견디고... 그래서 그런가 지금도 걷는 건 자신있고 지난 번에 13시간도 달려봤으니까. 내일 캐나다로 출장간다. 다음주 일요일 귀국하는데 그러면 그 다음주에는 지명이를 볼 수 있겠네. 하루 하루 훈련 잘받고, 훈련병은 전국에서 온 친구들이라 각자 개성이 강할거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전우애를 발휘해라. 다소 손해가 나더라도 아낌없이 양보하고. 그래야 네가 다시 사회에 나가면 더 큰 도움이 네게 올거니까. 주말엔 훈련이 없겠지. 잘 쉬고 딲고 싸고 자고. ㅋㅋ. 나중에 휴가온다고 하면 내가 너 좋아하는 맥주는 시원하게 재워노마. 또 쓸께.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2012.5.18.
즐거운 주말이네. 훈련병들도 특별한 시간을 갖겠지. 소중하게 사용해. 아빠는 오늘 캐나다 몬트리올 출장간다. 국제회의가 있는데 우리팀에서 담당한다. 통역사를 포함해 3명이 간다. 11시반에 터미널에서 모여 오후 3시 5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뱅쿠버로 가고, 거기서 다시 몬트리올로 간다. 몬트리올 도착시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저녁 9시 30분인데 약 20시간정도 우리나라가 빠르단다. 그리고 5월 27일 일요일 귀국한다. 가서 아빠가 할 일은 회의진행상황을 총괄하고 지시하는 역할, 거기다가 기록사진을 남기는게 내 역할이지. 사람마다 모두가 잘하면 배가 제대로 순항하겠니. 어떤 사람이 무얼 잘하면 다른 사람은 그게 부족하고, 또 그걸 못하는 사람은 다른걸 잘하는게 있지. 울 지명이는 잘하는게 운전도 있고, 특히나 예능연출감각이 뛰어난 걸로 보이는데 신병훈련도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큰 연출중에 일부분으로 생각하면 어떨가 하고 생각해 본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많은 부분이 부족할 수도 있고 불만스러운 점도 있겠지. 부족한 점은 채워나가면 되고 불만족스러운 점은 만족으로 생각만 바꾸면 쉬운거지. 마음 먹기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은 내안에 가득하고 하나도 없는 상황이 되지. 그래서 긍정의 힘이 더 큰 가봐. 아빠는 가서 아빠 역할을 충실히 할거다. 지명이도 지명이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바로 긍정과 여유의 힘으로 말이다. 네게 포상전화가 두통 전해진걸로 알고 있는데 하나는 엄마면 하나는 아빠인줄 알았는데 아니네. 좀 섭섭하지만 아빠가 참는다. 이해하마. 그렇지만 옆에 있으면 꿀밤이라도 한 방 주고싶구나. 오늘 출장가면 더더욱 네가 통화하기는 곤란하니 훈련 잘 받아 엄마와 통화할 수 있는 기회 많이 얻거라. 요즘 엄마는 좀 여유로워진거 같다. 지명이가 잘해서 말야. ㅋㅋㅋ 이만하고 몬트리올에서도 와이파이 존이면 수시로 카페에 올리마 건강해고....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2012.5.19.
여긴 밤 열시반 거긴 오전 열한시 반이겠다. 종일 회의하고 좀전에 만찬이 있었다. 몬트리올 시내가 가장 잘보이는 공원에서 말이다. 먹는거야 잘먹지 그러나 잠이 안오네. 아직도 적응이 안되. 그래서 오늘은 소주 한 팩을 먹고 자보려고. 고된 훈련을 마치고 나면 그렇게 잠이 잘오던데. 생각많고 걱정많아서 그런가봐. 잠 잘땐 단순한게 좋은데 이생각 저생각 하면 생각이 꼬리를 물고. 그러다보면 하얗게 새우고. 며칠째 그러다 보니 낮에는 졸기 일쑤다. 넌 잘자고 있지. 잠도 행복같더라. 밤에 공부하고 낮에 자던 너의 습관은 바꿨겠지 이젠.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하는 것도 필요해. 내일도 또 하루종일 회의가 잡혀있어. 졸겠지만 선진국은 다르긴 다르더라. 나이들어 봐도 부럽더라. 나 젊었을 땐 도대체 뭘 했는지. 너나 다연이가 기회가 된다면 유럽이건 미국이건 한달동안 배낭여행을 시키고 싶은데. 우리와 다른 세상의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살펴보게. 곧 그런날 오겠지. 건강한 남자만이 갈 수 있는 곳 자랑스럽게 마치는 그날까지 우리 지명이 사랑한다. 2012. 5. 21.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안녕 아들
먼길다녀왔다. 해외출장이라는게 업무의 연장이다보니 마음은 편하지 않았지. 그냥 여행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몬트리올 올림픽이 열렸던 곳이라 많은 기대를 했지. 아니나 다를까 선진도시답게 모든게 우리보다 한수위더라. 겉치레 없이 실속과 실용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고. 문화와 예의가 생활에 배었더라. 우리가 특히 배워야할 점이고 언젠가 너도 pd로서 가볼만한 도시더라. 마침 우리가 묵었던 민박집에 다큐멘터리 제작하는 여성 pd가 체류하고 있어 잠깐 얘기를 나눴지만. 어딜가나 너랑 연결하고 싶은게 아빠 마음이다. 많은 사진을 담았고 차후에 아빠 블로그에 사진 위주로 포스팅할 계획이다. 남는게 사진이라고. 가서 식사도 잘하고 다만 잠을 못잔 게 힘들었다. 귀국하자마자 하루 잘잤더니 온몸이 편하더라. 시차없이 출장한거 같더구나. 오늘은 첫출근했다. 일주일 비웠지만 달라진게 없구나. 나 없었다고 팀의 업무가 마비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없나보구나. 나에 대한 존재감이 그 정도랄까. 사실 어느 때 내가 없으면 잘 안될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세상은 그래도 잘 굴러간다. 그게 사회라는 구조가 공고화되어 있어서 그런거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견딘다고. 지명이도 그런 느긋한 마음으로 군생활 충실했으면 한다. 어제 목소리 들어보니 이제 지명이도 군생활을 어느 정도 즐기는 듯하구나. 그래야지 피할수 없으면 즐겨야지. 물론 피하면 절대 안돼지만. 야외훈련하나본데 요즘 캠핑이 유행이더라. 복하천에도 토요일엔 텐트가 여러대 설치되있더라. 요즘 야생의 줄거움이 또다른 사회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는듯하다. 지나고 나면 참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것이니 만큼 전우들과 함께 즐겨라. ㅋㅋ. 너무 약올리는 듯한 발언인가. 그래도 할수없다. 지명인 사내고 남자고 그러니까. ㅎㅎ. 잘지내고 다음주엔 널 보러가마. 피자 사가지고. 또 쓸게. 2012.5.29.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안녕 훈병 류지명!!!
신병교육도 마무리되는구나. 아빤 출장 다녀온 후 바로 시차극복. 어젠 우리 부서에서 체육대회가 있었지. 등산 축구 족구로 이어졌는데. 축구는 지고 족구는 우리팀이 이겼다. 이기고 지는게 큰 의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덥고 바람없는 운동장에서 뛰려니 힘들었다.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흘리고 나서 냉수 한 컵과 집에 와서 샤워를 하니 그리 시원할 수가 없더구나. 너도 힘든 훈련 후 샤워가 있는지 냉수를 먹을 수 있는 지 모르겠지만. 내일은 안동간다. 마라톤 대회가 있지. 난 하프신청했다가 10키로만 달리기로 했다. 체중도 감소하지 않고 그대로니 하프를 달리기엔 약간 무리고 편안하게(?) 10키로 달리기로 했다. 네가 행군거리가 32키로인가본데. 아빤 100키로 행군 했었는데. 63키로 울트라마라톤도 달려보고. 32키로면 빠른 걸음으로 4시간 30분정도면 가능할텐데. 천천히 달리면 아마 3시간 정도. 내가 천천히 뛸때 그정도 걸렸으니까. 어째튼 네가 사회에 있었을 때 가끔 10키로 뛰고 그래서 도움이 됐겠다만 연습없이 달리고 걷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걸 깨달았을 것이다. 사회도 마찬가지야. 준비없이 의지만으로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사실. 그래서 나도 어제 체육대회를 마치고 연습으로 10키로 달리려 했지만 힘들더라. 그래서 6키로만 달렸지. ㅎㅎ. 다음 주면 너를 보게 되는구나. 얼굴이 구릿빛처럼 검겠지. 건강미가 넘쳐나 아이유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랄까. 아니면 태연이가 좋아하는 ㅋㅋ 궁금하다. 잘 지내고 훈련 잘 받고 잘 싸고 잘 먹고 잘 자고. 또 쓰마. 2012.6.1.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지명이 안녕. 잘 훈련받고 있지.
어느덧 신병훈련도 끝 나가는구나.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했다. 여기서 표현이 좀 그런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그동안 고생했다. 사회에서 놀고 마시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편했지. 그런데 군대란 질서와 계획이 철저하게 잡힌 조직에 들어가니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겠지. 하지만 그게 사회에서 요구되는 밑바탕인걸 어쩌겠니. 견디고 따라야지. 이젠 훈련이 끝나 이병 계급장 달고 또 자대에 배치되면 새로운 환경에서 또다른 전우들과 생활하겠지. 훈련소에서는 동료들과 생활하기 때문에 고참눈치 졸병눈치 안보고 내무반에서 생활했겠지만 이제는 상급자도 모시고 동료도 돕고 조금 지나면 졸따구도 보살펴야 하는 그야말로 거미줄 위계질서가 잘 잡힌 조직에서 군대를 알아가겠지.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잘 하리라 아빠는 믿는다. 아빤 요즘엔 팔이 덜 아프다. 한동안 밤만되면 잠자기 힘들었은데 이젠 어느 정도 요령도 생기고 아픈것도 조금은 나아진듯하다. 엄마가 너 면회 음식들 준비하는 날에는 성당교우들과 출사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화재가 나 문을 닫았던 오대산 근처에 있는 한국자생식물원인데 가서 야생화 좀 담아야겠다. 너야 제대하면 전공이 그쪽이니 부대에 있을때 사물 하나라도 세심히 보는 습관을 길렀으면 한다. 물론 정확히도 보고. 어영부영 하다보면 정말 시간 빨리가더라. 네가 지금 시간이 잘 안간다고 투덜댈지 모르지만 어느새 훈련이 끝나지 않았니. 잠깐이다 모든게. 그건 네가 아직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그러니 하루 하루를 소중히 보내란 말이다. 자대배치 받으면 아마 조금 시간이 날게다. 어떤 사람은 잠자기전에 영어사전을 찢어서 달달 외운 후 입으로 삼키기도 했다는구나. 네가 하는 운전 또한 군인이건 일반인이건 사람들의 생명과도 직결되어 있으니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양보하면서 운전하는 습관을 길러라. 사람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말이다. 오늘은 괞히 주절댄거 같다. 약도 올렸다가 말이야. 끝나는 날 엄마랑 갈꺼다. 정말 이이유가 좋아하는 얼굴로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잘지내고 낼모레 보자. 그럼 이만. 지명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2012.6.4.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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