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어느새 팔순....
항상 그 모습 그대로 계실 것만 같았던 엄마 아버지는 우리가 성장하여 시집장가가고 자녀를 낳아 기르며, 각자의 삶 속에 들어가 바둥대는 사이 어느새 늙고 쇠약해진 모습으로 변하셨다.
하물며 아버지는 이미 3년전에 갑작스레 우리곁을 떠나셨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계실 줄만 알았는데...
부모님 모시고 가족여행을 한번도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고맙게도 우리 착한 남동생내외가 딸들과의 여행을 추진해 주었다.
교직에 있는 동생들 스케줄과 나름대로 바쁜 내 일정이 서로 안맞아 힘들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일정을 맞출 수 있게 되어 우리의 여행이 시작될 수 있었다.
나 빼놓고 다녀오라고 얘기했다가, 진짜 빼놓고 자기들끼리만 가면 어쩌나 속으로 염려하던 차에, 예쁜 막내동생이 '싫어 싫어! 언니 없이 뭔 재미~~' 이 말이 얼마나 고맙고 예쁘던지.... 고맙다 막내야~~^^
이렇게 박여사+박여사 딸 1,2,3,4+손주대표 세빈이의 여행이 시작되다....
목적지는 일본 후쿠오카 벳푸온천이다. 자고로 겨울에는 온천이 최고겠지~~~
후쿠오카 여행지도
2018년 1월21일 아침....
주일미사참례를 못하겠어서 전날 저녁에 성당에 나갔더니, 신부님께서 물으셨다. "내일 어디가세요?"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랑 여행가요~~^^" 라고 신부님, 수녀님께 자랑했더랬다.
참 좋은 아침이다... 전날 챙겨놓은 여행 캐리어를 꼼꼼히 살펴보고, 준비하여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공항버스를 타러 터미널로 향하다.
나 없는 동안 가족들 불편함 없이 잘 지내라고 이것저것 챙기는 걸 보고 우리딸이 그랬었다.
"여행기간이 한달쯤 되나보네요~~ 우리가 알아서 잘 할께 걱정마세요..." 걱정도 팔자~~, 그래 홀가분하게 떠나자...
버스에 오르는 날 보고, 남편은 오래있다가 와도 된다고.... 쳇... 배려인지 자유로움의 표현인지....??
아리송하지만, 그래도 즐겁다.
공항버스를 처음 이용해 봤는데, 나쁘지 않다. 예상보다도 더 일찍 도착하여 여유있게 기다릴 수 있다.
먼저 막내가 세빈이와 나타났고, 좀 더 지나니 엄마와 언니와 동생이 나타나다.
출국수속 후 공항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시간이 남아, 비행기 이착륙 구경을 하면서 마치 촌티경연대회라도 하듯이 맘껏 얘기하며 웃다.
엄마도 절대 지지 않고 말씀하신다. 이토록 재미지는 수다는 또 없을 듯~~^^
출국장으로 들어가 면세점 구경 중에 마침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한 공연이 시작되어 구경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끼리 보고 들을 때와 외국인들이 함께 보고 들을 때의 느낌은 다르다.
그들이 잘 보고 들어서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긍정적으로 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도 모르게~~~
힘들면 휠체어를 빌릴까 여쭸더니, 엄마는 끝끝내 그냥 걸으시겠다고, 아직은 휠체어 탈만큼 힘들지는 않다고 하시지만,
조금만 걸으면 앉을 자리를 찾으신다. 더 건강하실 때 모시고 다녔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함께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탑승시간이 약 30분가량 지연되어 대기 중....
드디어 탑승하다. 원래 오후3시50분 비행기였는데 4시15분에 이륙....
일본땅이 내려다 보인다. 아마도 저곳이 지난번 다녀온 나가사키 히라도가 아닐까 하며 내려다 본 섬
엄마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일본땅을 보시고 '일본땅덩어리 꽤 좁네~~' 우리 자매들 그 말씀에 또 웃고....
후쿠오카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다.
언니는 엄마를 챙기느라 여행내내 엄마옆에 붙어다녔다.
후쿠오카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니, 꽤 연로하신 현지인 기사님(구와따상) 우리 가이드님(박지원)이 기다리고 있다.
비행기가 30분 지연되는 바람에 일정이 바쁘다며, 가이드님이 재촉한다.
우선 규슈지방으로 이동하여 켄카이 로얄호텔에 도착, 방배정 받고 호텔식으로 저녁식사, 그리고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다.
엘리베이터 안에 의자가.... 딱 엄마의 자리다.
온천욕 후 엄마방에 모여 한바탕 이야기꽃을 피우다.
마스크 팩하면서 또 한바탕 웃음바다.... 당신 아들며느리가 추진해줘서 이렇게 오게 되었노라... 칭찬했더니 "걔덜이 원체 잘혀~~"라며 좋아하신다. 표현은 안하시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은 우리가 따라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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