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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군바라지

입영아들에게 보내는 편지(16)

by 바이올렛yd 2012. 5. 18.

지명아 벌써 금요일이네.... 

무슨일이 있어도 시계바늘은 돌아가는구나.

 

어제는 하늘이 깨질듯이 비를 퍼붓더니, 오늘은 날씨가 참 좋구나.

비온뒤라서 땅도 촉촉하고.... 지난번 심었던 나무들이 잘 살았으려나... 이번주말에는 혼자라도 산에 가봐야겠다... 

 

아침에 성당 갔다가, 성모동산에 미니장미 심고 왔단다.

화분에 심겨져 있던것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이길래, 그냥 못돌아오고 몇몇분들과 함께 잘~ 심어줬다.

아무래도 자연속에 있어야 식물들도 더 강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겠지...

 

집에 있는 연산홍도 마땅한 자리 찾아서 자연속으로 보내줘야 할 것 같다. 

겨울을 너무 춥지 않게 보낸터라서 그런지 올봄에는 꽃도 조금밖에 안 피우더라.

화초도 나름의 고통스런 시간들을 보내야지 아름다운 꽃을 피울수 있다더구나.

우리 지명이도 많이 힘들겠지만, 이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몸도 마음도 더욱 강해져 있을거야.....

 

지난번 전화통화할때 편지를 보냈다고 한것 같은데, 아직 안오네....

집에 드나들때마다, 우편함을 확인해보는데....

오늘은 오려나...

거기에 면회할 때 필요한 내용이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내일이면 아빠도 떠나시니, 당분간은 엄마도 수행을 좀 해야 할 듯 하다. 

함께 있을 땐 몰랐던 것들이 떠나고 나면 늘 허전하고 아쉽더라.

하기야 열흘후면 돌아올 것이니, 별로 아쉬워할 것도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우리집은 망치질도 모두 이 씩씩한 엄마가 하지않니?..

 

그래도 함께 있을때가 가장 좋지만,

각자의 정해진 삶이 있는 것이니까 가족이라고 해서 항상 같이 붙어살 수는 없는일....

마음으로라도 서로 조건없이 의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족인것 같다.

우리 지명이 빈자리도 허전하지만, 마음속에 항상 아들의 자리가 존재하니, 그래도 든든하단다.

 

지금쯤 맛난 점심을 먹고 있으려나....

늘 밥잘먹고, 잘씻고, 잠잘자고, 또 잘 싸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듣자하니 다음주부터는 행군라라던가?

오늘 남은시간동안에도 무사히 훈련 잘 받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인다.

지명이 힘내거라.... 사랑해.... 

 

                       5월 18일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