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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홋카이도

오타루 운하 | 7/20

by 바이올렛yd 2023. 8. 16.

점심식사 후 김희애 주연 영화 '윤희에게'의 촬영지 중 한곳인 카페를 찾아갔다.

카페는 약간 오르막 길을 한참 걸어올라가야 하고, 오늘이 쉬는 날이기도 하다며 딸램이 진짜 가고싶은 지를 물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가보자... 나중에 거기 어디쯤에 그 카페가 있대~~~ 하고 추억하는 것보다는 거리구경도 할겸 직접 가보자..

 

한겨울에 쌓이는 눈때문에 거리에 이런 회랑들을 만들어 두지 않았을까?

천정이 막혀있는 곳도 있고 이처럼 뚫려있는 곳도 있다. 

회랑을 지나 약간 언덕진 길을 올라가다보니 '윤희에게'에 나왔던 그 파란색 문 카페가 나온다.

수요일,목요일은 정기휴일

쉬는 날이라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영화에 나온 그 거리와 카페...

한겨울 눈 쌓이면 영화에 나온 그런 풍경이겠구나 생각하며 거리를 걷는 것도 재미있다.

이제 진짜로 카페에 가서 좀 쉬자하여 운하쪽으로 이동하던 중 노부부가 하는 작은 찻집에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지난지 얼마 안되는 시간.. 점심먹으러 이동하면서 보았던 한국인 중년 남성 몇분이 앉아서 차를 즐기고 계셨다. 아마도 학교에 계신 듯 방학을 이용하여 여행을 오신 것 같았다.

테이블이 몇개 되지 않아, 우리가 앉을 만한 자리는 햇빛이 잘 드는 창쪽 자리밖에 없어 일단 앉았는데,

커튼이 쳐져 있고, 카페분위기도 좋지만 에어컨 바람이 그다지 세지 않아 덥다.

책장에 꽂혀있는 포토북을 한권 꺼내어 남편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다. 어느 작가분이 카페주인어른께 선물로 주신 듯한데.... 혹시 사진작가가 아닐까? 하는 의심^^

어쨌든 은퇴후에 일본 북쪽 바닷가 도시에 작은 찻집을 하며 사시나 보다 하며 나름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봤다.

어르신이 직접 내리는 커피향은 더없이 그윽하다.

커피향을 좋아하지만 불면증이 염려되어 난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찻집에서 머무는 동안 점차 몸도 식어 더이상 덥지않을만큼 안정을 찾았을 무렵 오타루 운하를 보러 나섰다.

원래 계획대로면 벌써 삿포로로 되돌아갔을 시간이지만, 오타루 분위기상 더 오래 머물기로 했는데 잘한 것 같다.

여유있게 다니니 이런 한적한 찻집에도 들러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게되고~~

 

운하로 이동하던 중 들어간 매장..

각종 유리 제품, 인테리어 소품, 크리스마스 장식품등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꼭 구한말 영화속 장면같다. 

갖가지 모양의 양초들도 구경하고... 

오타루 데누키코지에 오신걸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있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밀조밀하게 라멘, 야키토리를 판매하는 음식 가판대와 식당이 늘어서 있다.

운하보러 가는 길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오타루의 가장 핫한 곳 중 하나임이 실감난다.

 

북해도에는 워낙에 천연자원이 풍부하였으며, 특히 북해도의 석탄 매장량이 일본 전체의 절반이상 차지하였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석탄채굴을 위해 북해도로 끌려간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가 15만명에 달했다고 추정한다는 자료도 있는 걸 보면 일본땅 어디에도 우리민족의 한이 서려있지 않은 곳이 없는가보다.

 

북해도 각지에 있는 석탄광산에서 캐어낸 석탄을 기차를 통해 오타루까지 실어날라 배에 선적하기도 하는 등 물류수송을  위해 운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에서인지 운하를 따라 대형 창고가 죽 늘어서 있다.

지금은 거의 리모델링하여 카페나 마트 등 편의시설로 리모델링하여 관광자원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운하를 거닐며 살펴보는데에는 약 한시간쯤 시간이 걸렸다. 

 

오후2시30분경 오타루역으로 이동하여 삿포로로 되돌아가기로 하여 발걸음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항구에 들러 바다를 바라보고 오타루 역으로 이동.

 

오타루 역에 가던 도중 만난 작은 소품점

난 그냥 구경하면서 이동하기에 바쁜데, 우리집 유가님들의 눈에 들면 들어가서 자세히 봐야만 한다.

두분이 구경하는 사이 난 잠깐 둘러보고 나와 그늘에 앉아서 기다렸다. 스치는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딸램은 작은 파우치랑 친구들에게 선물한다고 몇가지 사왔고, 남편은 작은 컵이 맘에 든다고 나와 이야기 한다.

내 허락을 받고자~~^^ 언제 또 오겠나 싶어 맘에 들면 사시라 그랬더니 다시 들어가 사가지고 나오면서 흐뭇해한다.

오타루 역에서 티켓팅... 한번 해봤다고 좀 능숙하다.

역사에는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해놨다. 아직 손끝이 여물지 않아 삐뚤빼뚤 보이지만, 난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그림이 참 좋다.

4시8분 삿포로행 열차 탑승

이번에도 바다가 보이는 창쪽으로 나란히 앉았다.

아침에 느꼈던 바다를 되새김질하며 다시 그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에 빠져든다.

아~~~ 오타루 좋았다~~~

 

'윤희에게'에서 윤희가 기차를 타고 오랜 옛친구를 만나러 가는 바다가 보이는 장면과 함께

러브레터에서 여배우가 눈덮힌 언덕을 뛰어가다 서서 '오겡끼데스까? 와다시와 겡끼데스~~~' 

그 장면이 뇌리를 스치며 여배우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귓전에 울려퍼지는듯 하다.

 

'마모나꾸 삿포로 에끼데스'
5시경 삿포로역에 도착.

삿포로 역사 6층에 있는 '부타동 잇핀'에서 저녁식사. 좀 이른 시간인데도 웨이팅이 있어 조금 기다렸다.

많이 돌아다녀 그런지 입맛이 돌아서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삿포로 역사 전망대에 올라갈까 하다가 굳이 올라가야 할까 싶어 그냥 내려왔다.

야경을 감상할 시간까지는 아직 멀었고...

전망대 대신 쇼핑...

무지에서 티셔츠와 바지를 장만했다.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약 20% 정도 싸게 구입한 듯..

원체 저렴한 거지만 싸게 샀다는 거에 만족.

 

바람도 쐴겸 호텔까지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삿포로 시계탑 앞을 지나

오도리 공원이다.

오도리 공원 벤치에 앉아 바람도 쏘일겸 쉬다가 삿포로TV타워쪽으로 가니 타워아래 비어가든이 오픈중이다.

우리도 한잔 할까 하였더니, 이미 예약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하여 미련없이 돌아서서 호텔로 향하였다.

7시반경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시간...

맥주를 보기만 하고 그냥 돌아왔으니 다시 나가보자 하여 8시경 다시 호텔밖으로 나갔다.

 

수수키노부터 골목골목 돌고 돌아 오도리 공원 근처의 작은 맥주집 하나 찾아 맥주한잔.

현지 체험을 제대로 하고 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그동안 우리가 다니지 않았던 길들을 찾아 구경하면서 돌아오다.

편의점들러 다음날 조식 준비해가지고 들어가니 10시20분.

22호에서 또 맥주한잔하고 11시경 늦은 시간이지만 대욕장에 들러 피로를 풀고 룸으로 돌아와 하루 일정을 정리하다 보니 자정이 넘었다.

저녁시간에 남편의 맥주타령으로 진을 좀 빼긴 했지만, 그 또한 훗날에는 추억.....

알찬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