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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군바라지

입영아들에게 보내는 편지(19)

by 바이올렛yd 2012. 5. 21.

 

지명아~ 또 한주가 시작되는구나.

행군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각오는 단단히 했니?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긴시간동안 이루어지는 행군에 발이 만신창이가 된다 하던데...

아무래도 군화신고 행군을 하려면 발이 수난을 겪을 것 같구나.

발만이 아니라 오랜 행군으로 몸이 많이 지칠텐데, 호흡조절 잘하고 물 제때 마셔주고....

행군을 하다보면 몸이 말을 하겠지..

 

5주 훈련기간동안 어렵지 않은 훈련이 없을테니, 엄마는 끝까지 무사히 잘 마치기만을 바랄 뿐이구나.

여섯시에 기상이면 벌써 아침식사도 마치고 오늘 일정을 시작했겠네~

오늘은 많이 더울거라 하는데.....

모든것이 너에게 맞춰져 있다보니, 날씨가 더워도, 비가와도, 걱정이구나.

훈련받기 딱 좋은 날씨만 계속된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야.

 

아빠가 있는 곳은  지금 일요일 저녁시간이니 쉬고 있겠구나.

어제 오후에 할머니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고 저녁 밥해서 먹고 하우스에 예쁘게 자란 상추 많이 뜯어가지고 돌아왔단다.

모든것이 경험속에서 공감도 할 수 있고, 서로 위로도 할 수 있고, 도와줄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너희들 학교때문에 둘다 집을 떠나고, 아빠랑 단둘이 남게 되었을 때,

아빠 늦는 날에 혼자앉아 저녁밥 먹으려면 그렇게 적적할 수가 없더니만,

그때 할머니는 늘 혼자 계신데 얼마나 적적하실까 생각이 들더구나.

 

이제는 아들덕분에 아들 군에 보낸 엄마들의 심정을 헤아릴수가 있게되었다.

할머니께서 엄마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잘하고 돌아올테니 걱정마라라.' 하시는 것 또한 

남편과 아들 셋, 무려 4번이나 군에 보내놓고 가슴태웠던 시절이 있었기에 더욱더 그러시는걸 게다. 

할아버지께서 결혼하시고 입대를 하셨다 하니,

게다가 그 당시에는 전쟁으로 난리가 나는 통에 군생활에 무려 7년을 투자하셨다는구나.

 

요즘 할머니는 엄마를 볼때마다 하고싶은 말씀이 너무 많으시다.

구구절절 옛날생각이 나시는가보다.

어제는 엄마 혼자일거라 생각하셨는지, 아무생각하지말고 일찍 자거라~ 하시더라.^^ 

정 많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우리 할머니시지?

옛날 젊으셨을땐 억척 아줌마셨을텐데....ㅎㅎ 

 

오늘 아침 하늘은 구름한점없구나.. 상쾌한 아침 햇살이 점점 뜨거워지겠지~

우리 백골훈련병들 모두 오늘 훈련 무사히 잘 마치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인다. 

지명이 화이팅~

 

                      5월21일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