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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군바라지

입영아들에게 보내는 편지(23)

by 바이올렛yd 2012. 5. 25.

지명이 안녕?

어제는 잠이 오지 않아 한참을 뒤척이다 잠들었나보다.

푹 잘자고 일어나야 아침에 몸이 상쾌할텐데, 지금 온몸이 찌뿌둥하다.

아빠는 연일 잠을 설치시나보더라.

워낙에 잠자리가 예민한 사람이 밤낮이 바뀐 세상에서 살려하니 오죽하겠냐만은...

무사히 일정 마치고 돌아오기를 바랄뿐이다.

 

가장 기본적인 먹고,자고,싸는게 해결이 안되면 일상에 지장을 초래하니,

우리지명이는 꼭 잘먹고, 잘자고, 잘싸는 훈련소 생활을 하기 바란다. 

오늘같은 날에 엄마는 중간중간 쉬면 되지만, 너희들은 그리 여유로운 시간이 없을테니,

주어진 시간들을 알차고 찐하게 잘 쓰거라.

잠잘때 푸~욱 자고, 먹을때 맛있게 먹고, 그리고 잘~~~싸 고.....^^ 

네게 편지쓰면서 이말은 여러번 한것 같은데, 엄마가 잠을 설치는 바람에 또 한번 하게되었음을 이해하거라.

아주 작은 것들도 엄마가 살면서 아쉬운 것들을 너희들은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매번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은 몸소 겪으면서 깨닫고 조절해나가는 것이 정답임을 알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한번뿐인 인생 후회없이 잘 살기만 바라는 욕심에서 나오는 잔소리겠지~  

 

요즘은 매일 편지가 전달되는 듯 해서  아침마다 즐겁단다.

지금쓰는 편지도 오늘 저녁에 훈련마치고 나서의 고단한 너의 피로를 풀어줄 청량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구나. 

 

아빠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니 몬트리올에 있는 노틀담성당에 갔었나보더라.

아름다운 성당에 대한 느낌과 함께 성전에 들어가 성호경을~^^  

아마도 우리 지명이 다연이를 위해 기도했을 것 같다. 

그곳 시간으로 어제는 성요셉 성당에 간다고 씌여 있던데... 

엄마는 미국처럼 캐나다도 개신교가 더욱 번성해있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로마가톨릭교인이라 하는구나. 

 

아마도 아빠는 예전 유럽에서의 성당에 대한 느낌과는 좀 다르게 캐나다의 유명 성당들을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아름다운 성당 내부 곳곳을 더욱 유심히, 의미를 생각하며 볼 수 있겠지~

성요셉성당에 대한 느낌은 더욱 남다를것 같구나...성 요셉....이니...^^

<네게 편지쓰고 있는 중에 방금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구나~ 저녁 6시가 넘었는데도 햇볕이 쨍쨍한 오후라고... 소나기가 지나가서 일행들과 간단하게 맥주마시고 있다 하네~> 

 

일교차가 무려 10도가 훨씬 넘는다. 감기 조심하고...

어느훈련병은 엄지발톱이 빠지기도 했다고 가족이 걱정어린 글을 올렸던데, 지명이는 괜찮은가 모르겠다.

사진에 모습이 통 보이지 않으니, 혹시 허리가 많이 아파서 문제가 생겼나 걱정도 되고 그렇다.

 

그렇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심각한 문제가 생겼으면 진작에 부대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을까??

지금쯤이면 우리지명이 예전의 날렵한 턱선을 다시 찾지 않았을까 하는데,... 아~ 이미 배에 복근도 생겼다고?^^  

 

오늘도 건강하게 훈련 잘 받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일께....오늘도 힘내거라....안녕... 

 

                               5월25일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