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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군바라지

입영아들에게 보내는 편지(8)

by 바이올렛yd 2012. 5. 10.

 

지명아~ 잘잤니?

 

훈련이 고되서 아무래도 잠은 잘 오겠지만, 입영하기전의 네 생활패턴으로는 쉽게 적응이 되지는 않을 듯도 하다.

하기야 벌써 입영 열흘째니 벌~써 적응했겠구나.

 

이 게시판에 편지를 쓰면서 정보를 얻은건데.....

어느 훈련병의 아빠께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해서 아들에게 충고해주는 글도 보았는데...

거기에 보니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게 가장 최선이라 하대~ 게다가 청결이 중요하다고...

아무래도 훈련을 받다 보면 발이 혹사를 당할텐데, 잠자기 전에 발을 꼭 씻고, 잘 주물러 주라고...

그래야 다음날 훈련받기에 무리가 없다고...

 

아빠도 군에 있을때 무좀이 걸려 아직도 고생을 하고 있는데,

무좀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발에 대한 청결은 꼭 유념해야 할것 같다.

휴식시간에 군화벗기 귀찮아서 그냥 앉아만 있지말고 발도 좀 시원하게 해주고, 물있으면 가끔 씻어주기도 하고 그러라는군....

그동안 무리하게 몸을 쓰는 일을 하지 않아서 많이 힘들겠지만,

너를 단련시키는 귀한 시간이라 생각하고 꾿꾿하게 이겨내거라..

옆에 있는 동료들끼리라도 서로 위로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면

대한민국 사나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사회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해~

 

아들 군에 보내놓고는 한동안 우리집에 있는, 엄마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수많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아

모두들 축축 늘어지고, 마르고, 지쳐있었는데, 어제는 큰 맘먹고 물도 주고 마른잎 떼어주고 손질을 좀 해줬더니,

오늘 아침 일어나 베란다에 나가 아이들을 보니 모두들 좋아라 싱그럽게 이슬방울들을 머금고 있더라.

물고기도 지금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데, 빨리 청소좀 해주고 깨끗한 물로 갈아 줘야겠구나.

다연이는  나보고 아들바라기하느라 축 늘어져서 다른데 신경쓰지 않는다고 질투 한다.

때론 '오빠가 그리도 보고싶었쪄, 웅~'하면서 놀리기도 하고~~^^ 

이제 엄마도 나의 일상에 충실하려고 하는데 말이다. 

 

엊그제 퇴근하면서 보니 경비실앞에 장성소포가 하나 놓여져 있더구나. 

그것을 보니 '에구 어느집 아들이 군에 간 모양이다. 저거 받고 누군가 또 울겠네~~'싶었다.

벌써 엄마는 선배가 된거야.

306까페에도 5월8일 입대한 아들을 위해 편지들이 올라오고... 엄마는 또 그날의 그심정을 다시한번 되새겨보고..

그들의 지금 마음이 어떻겠구나 생각도 해보고... 그게 벌써 열흘이 지나가고 있으니, 시간은 그래도 흐르는구나~ 

아무쪼록 우리아들, 오늘도 훈련 무사히 잘 받고, 건강하고 씩씩한 하루 되기를 기도한다...

                               5월10일 아침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