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잠을 자고 이른 새벽에 눈을 뜨다. 아마도 건물 외등을 타이머로 맞춰놓았나보다. 갑자기 외등이 꺼지는 듯한 느낌..
잠시 뒤척이다 시간을 보니 4시50분.. 아직 날이 밝으려면 멀었는데~~~
남편이 깰까봐 휴대폰 뒤적거리기도 뭣하고, 그냥 이생각 저생각하며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도 일찍 깨어있었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자 남편은 산책나갈까 물어본다.
숙소 가까이에 원물오름이 있는데, 한번 올라가보자고...
난 조금더 뒹굴거리다가 오늘 아침준비는 내가 할테니 주변탐색도 하면서 천천히 다녀오시라 했더니, 남편 혼자 준비하고 숙소를 나선다.
남편이 나가자마자.....^^
벌떡일어나 내구역만들기 시작~~~~
휴대폰라이트로 침대아래를 비추니 별의별 먼지쓰레기가~~~ 첫날 잠자리에 누웠다가 침대밑의 먼지더미를 보고는 내심 신경이 쓰였더랬다.
침대 옆으로 밀고 청소를 시작... 소파 구석구석에 쳐밖힌 먼지며 이쑤시개, 누구의 것인지 모를 머리끈.....
내 손이 닿을 만한 곳 전부 샅샅히 청소하고나니 이제 좀더 편안하다.
청소는 제대로 해놓고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거 아닌가.... 속으로 또한번 투덜투덜~~~
내구역만들기도 끝났으니 이제 아침준비를 해야겠다싶어 밥솥을 열어보았더니 어제지은 밥이 남아있다.
후라이팬에 남은 밥을 펴서 누룽지 만들고, 이제 상을 차려야지 하는데 창밖으로 돌아오는 남편이 보인다.
상만 차렸지 역시 밥은 남편이 지은 밥을 먹은 셈~~~
오늘은 서울에서 아들이 짧은 휴가를 받아 오기로 한 날이니, 공항으로 마중나갈 시간을 염두해두고 스케줄을 짜야한다.
스케줄 담당은 여행기획자 남편님의 역할... 난 안내하는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남편은 설거지하겠다며 나보고 먼저 씻고 준비하라 한다.
집에서도 이런 배려심을 발휘한다면 점수 두둑히 받을텐데~~~^^
9시20분 출발~~~
어제보다는 구름이 많이 엷어졌다. 기온은 10도 안팎으로 바람은 살랑살랑~~~
오늘 여정은 숙소 인근의 방주교회 - 본태박물관 - 포도뮤지엄.... 그리고는 제주로 점프해서 아들데리고 오기
숙소에서 방주교회까지는 약10분정도밖에 안걸렸다.
교회 옆에 카페가 있었는데, 오픈시간이 10시라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카페옆에로 은빛찬란한 돔형식의 건물이 있는데, 얼핏 제주의 오름을 표현한 건물인가 싶다. 버버리전시장 겸 카페라 하는데, 예약자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검은 양복입은 사람들이 서서 예약자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었고, 궁금하여 가까이 갔던 사람들은 검은양복입은 사람들이 쫓아내기라도 하는 양 되돌아 나왔다.
물이 감싸고 있는 건물은 딱봐도 물위에 떠있는 노아의 방주다. 재일교포 2세인 이타미 준이 설계한 건물이라 한다.
방주교회 내부로 들어가보다.
종교는 조금 다르지만 십자가를 바라보는 마음은 같은 마음.... 뭔가 숙연해지는 공간이다.
방주교회를 둘러보고 본태박물관으로 이동하여 시간이 모자라 외관만 보고 포도뮤지엄으로 다시 이동하다.
포도뮤지엄은 기대이상~~
우리안에 내재되어있는 혐오와 편견을 돌아 볼 수 있는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전을 하고 있었다.
거울을 이용하여 수많은 앵무새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속닥속닥... 너 들었어?... 있잖아 너한테만 말하는거야....
나도 수많은 앵무새 중 하나였겠지~~~~ 가짜뉴스들로 판치는 세상을 엿볼 수 있다.
혼돈의 시대속에 살고 있는 우리.... 수많은 옳고 그른 정보들이 우리를 감싸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는 그로 인해 억압받고 고통받는 삶을 살고 있다.
기도하는 손
다르지만 소원하는 바는 하나이지 않을까??
케테 콜비츠의 '아가, 봄이 왔다' 전시도 하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둘째아들을 잃고, 전쟁과 죽음을 연작하면서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작업을 이어나갔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손자까지 제2차세계대전으로 잃게 되었다고 한다.
미술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이미 작가에 대해 대략적 정보를 가지고 관전을 하고 있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고, 그나마 옆에 아는사람과 함께 보니 처음 보는 내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오른쪽 빨간건물.... 아라리오뮤지엄...
1시20분 아라리오뮤지엄관람 시작.....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1로 이동하여 계속 관람
동문모텔1관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작품성을 이해하며 보기에 내기준에서는 다소 어려웠다.
미술작품도 자꾸 봐야 다가오는 느낌이 더 할텐데, 아직 그다지 미술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고 있는 내게는 뭔가 겉도는 느낌이랄까~~~~
3시20분경 미술관을 나와 동문시장으로 이동...
이동중 만난 다연상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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