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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 제주의 가을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11/24)

by 바이올렛yd 2021. 12. 16.

단잠을 자고 이른 새벽에 눈을 뜨다. 아마도 건물 외등을 타이머로 맞춰놓았나보다. 갑자기 외등이 꺼지는 듯한 느낌..

잠시 뒤척이다 시간을 보니 4시50분.. 아직 날이 밝으려면 멀었는데~~~

남편이 깰까봐 휴대폰 뒤적거리기도 뭣하고, 그냥 이생각 저생각하며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도 일찍 깨어있었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자 남편은 산책나갈까 물어본다. 

숙소 가까이에 원물오름이 있는데, 한번 올라가보자고... 

난 조금더 뒹굴거리다가 오늘 아침준비는 내가 할테니 주변탐색도 하면서 천천히 다녀오시라 했더니, 남편 혼자 준비하고 숙소를 나선다.

 

남편이 나가자마자.....^^

벌떡일어나 내구역만들기 시작~~~~

휴대폰라이트로 침대아래를 비추니 별의별 먼지쓰레기가~~~  첫날 잠자리에 누웠다가 침대밑의 먼지더미를 보고는 내심 신경이 쓰였더랬다.

침대 옆으로 밀고 청소를 시작... 소파 구석구석에 쳐밖힌 먼지며 이쑤시개, 누구의 것인지 모를 머리끈.....

내 손이 닿을 만한 곳 전부 샅샅히 청소하고나니 이제 좀더 편안하다. 

청소는 제대로 해놓고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거 아닌가.... 속으로 또한번 투덜투덜~~~

 

내구역만들기도 끝났으니 이제 아침준비를 해야겠다싶어 밥솥을 열어보았더니 어제지은 밥이 남아있다.

후라이팬에 남은 밥을 펴서 누룽지 만들고, 이제 상을 차려야지 하는데 창밖으로 돌아오는 남편이 보인다.

상만 차렸지 역시 밥은 남편이 지은 밥을 먹은 셈~~~

 

오늘은 서울에서 아들이 짧은 휴가를 받아 오기로 한 날이니, 공항으로 마중나갈 시간을 염두해두고 스케줄을 짜야한다.

스케줄 담당은 여행기획자 남편님의 역할... 난 안내하는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남편은 설거지하겠다며 나보고 먼저 씻고 준비하라 한다.

집에서도 이런 배려심을 발휘한다면 점수 두둑히 받을텐데~~~^^

 

9시20분 출발~~~

어제보다는 구름이 많이 엷어졌다. 기온은 10도 안팎으로 바람은 살랑살랑~~~

오늘 여정은 숙소 인근의 방주교회 - 본태박물관 - 포도뮤지엄.... 그리고는 제주로 점프해서 아들데리고 오기


숙소에서 방주교회까지는 약10분정도밖에 안걸렸다.
지난 봄에 다녀와서 이야기 해줘서 대충 짐작을 했지만 역시 노아의 방주를 염두해두고 설계한 교회건물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모은다. 

교회 옆에 카페가 있었는데, 오픈시간이 10시라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카페옆에로 은빛찬란한 돔형식의 건물이 있는데, 얼핏 제주의 오름을 표현한 건물인가 싶다. 버버리전시장 겸 카페라 하는데, 예약자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검은 양복입은 사람들이 서서 예약자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었고, 궁금하여 가까이 갔던 사람들은 검은양복입은 사람들이 쫓아내기라도 하는 양 되돌아 나왔다.

 

물이 감싸고 있는 건물은 딱봐도 물위에 떠있는 노아의 방주다. 재일교포 2세인 이타미 준이 설계한 건물이라 한다. 

 

방주교회 내부로 들어가보다.

종교는 조금 다르지만 십자가를 바라보는 마음은 같은 마음....  뭔가 숙연해지는 공간이다.

 

방주교회 성전에서

방주교회를 둘러보고 본태박물관으로 이동하여 시간이 모자라 외관만 보고 포도뮤지엄으로 다시 이동하다.

포도뮤지엄은 기대이상~~

우리안에 내재되어있는 혐오와 편견을 돌아 볼 수 있는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전을 하고 있었다.

 

거울을 이용하여 수많은 앵무새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속닥속닥... 너 들었어?... 있잖아 너한테만 말하는거야....

나도 수많은 앵무새 중 하나였겠지~~~~  가짜뉴스들로 판치는 세상을 엿볼 수 있다.

 

혼돈의 시대속에 살고 있는 우리.... 수많은 옳고 그른 정보들이 우리를 감싸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는 그로 인해 억압받고 고통받는 삶을 살고 있다.

 

기도하는 손

다르지만 소원하는 바는 하나이지 않을까??

 

케테 콜비츠의 '아가, 봄이 왔다' 전시도 하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둘째아들을 잃고, 전쟁과 죽음을 연작하면서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작업을 이어나갔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손자까지 제2차세계대전으로 잃게 되었다고 한다. 

미술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이미 작가에 대해 대략적 정보를 가지고 관전을 하고 있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고, 그나마 옆에 아는사람과 함께 보니 처음 보는 내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듯 하다.

 

 
관람을 끝내고 난 후 뭔가 모를...... 나를 각성시켜준 시간었던 것 같은... 정신적으로 뭔가 정화된 느낌이다.
 
뮤지엄 안에 있는 카페에서 지영이 닮은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와 감귤쥬스를 마시고 11시50분경 제주시로 출발하다.
 
약 한시간 후 제주시 동문시장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근처에 있는 돈가스 맛집 '온차'에서 점심식사를 하다.
 
남편은 돈가스 난 오무라이스....  혼자 제주한달살이를 해보더니 맛집검색 실력도 늘어 척척 안내를 잘한다.
 
아들 기다리는 시간동안 근처의 아라리오 뮤지엄 관람하고, 동문시장 구경하기로 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하더니......... 여기가 제주구나~~~~ 
 

오른쪽 빨간건물.... 아라리오뮤지엄...

 

아라리오뮤지엄 앞에서 건너다 본 공원 풍경
1시20분 아라리오뮤지엄관람 시작..... 
동문모텔2관부터 보고 인근에 있는 동문모텔1관을 관람하기로 하다.
 
동문모텔2관에서는 37세 젊은 나이에 생을 안타깝게 마감한 조각가 구본주의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이과장의 이야기- 아빠왔다'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구본주의 15주기 추모전이라 한다.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동시대의 사람으로서 느끼는 삶의 애환과 더불어 젊은 나이 요절한 작가의 삶이 매우 안타깝게 다가왔다.
 
부부
깨소금
칼춤
얼굴-노동자
힘1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
미스터 리
이 과장의 40번째 생일날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가족- 편안한 귀가
절망
별이 되다
파랑새
배대리의 여백
파업 2
파고다공원에 파랑새는 없다
파업1
파업3
1992년 겨울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1로 이동하여 계속 관람

 

종이컵도 작품

동문모텔1관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작품성을 이해하며 보기에 내기준에서는 다소 어려웠다.

미술작품도 자꾸 봐야 다가오는 느낌이 더 할텐데, 아직 그다지 미술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고 있는 내게는 뭔가 겉도는 느낌이랄까~~~~

 

3시20분경 미술관을 나와 동문시장으로 이동...

이동중 만난 다연상회 ~~~^^

 

예전에 왔던 생선가게는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돌아다니다 보니 딸램이 알려줬던 오메기떡 맛집 '진아떡집'앞에 사람들이 줄서있다. 우리도 그 대열에 합세하여 한팩 구입하고, 제주 해변길을 드라이브하며 바람쐬다가 4시반경 공항으로 마중가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공항 대합실로 들어가서 잠시 기다리니 익숙한 아들모습이 떡 눈앞에 보인다. 언제나 반가운 얼굴~~^^
 
제주에 왔으니 제주음식으로 저녁을~~
저녁식사로 무엇을 먹고 싶냐했더니, 촬영왔을 때 자주 먹었던 우진해장국에서 밥먹고 가자한다.
식당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기도 전에 먼저 내려달라 하더니 들고 뛴다. 대기번호표 뽑으러 간거였다. 이곳도 핫한곳이라 식당주변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약30분쯤 대기하여 고사리육개장으로 저녁식사...
전날 먹었던 몸국과 비슷한 맛이다. 무채나물 대신 고사리를 넣은게 아닐까 싶은데... 
 
아들도 남편도 맛있게 먹는다. 내 입맛엔 아주 즐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주향토음식을 먹어본다는데 그 의미를 두고 맛있게 먹었다.
 
7시경 숙소 도착....
모처럼 아들과 함께 맥주한잔씩 하다.
바쁜 와중에 짬을 내 우리에게 왔는지 아들은 다음날 원격으로 일해야 한다기에 우리둘이 올레길 걷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