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2021 제주의 가을

초록과 파랑이 어우러진 '제주올레 14코스' (11/27)

by 바이올렛yd 2021. 12. 20.

'여보 생신 축하해요~~~' 이른 아침 남편이 내게 건넨 첫마디이다. 난생 처음 생일을 집이 아닌 다른곳에서... 그것도 낭만의 섬 제주에서 맞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 새벽부터 연이어 형제들의 생일축하 메시지에 딸램도 추가... 아들은?? 말은 안해도 엄마 생일이라고 특별히 짬을 내어 달려와준거... 안다 아들아~~~

아들은 다음날 친구 결혼식에 가야하기에 서울로 올라가야 한댄다. 

오전9시15분 비행기... 

오늘 일정 감안하여 외출준비까지 하고 7시 조금 넘은 시간에 공항으로 출발하다.

8시 조금 지나 아들을 공항에 내려주고 우리는 한림항으로 이동.....

 

성게미역국으로 아침식사하고 올레길14코스 걷기로 하였는데..... 올레여권을 안챙긴게 생각난다. 그냥 다른데에 찍어서 오려붙일까??? 생각했지만 내심 아쉽다. 작정하고 새로 샀는데...  

애월항근처에 둘러보다가 그냥 숙소에 들어가 여권챙기고 아침먹고 나오자 하여 다시 숙소로 향하다. 남편은 '마눌님 생신만 아니었으면 한마디 했을텐데~~~ '하며 웃는다. 사실 아침식사할 마땅한 식당이 안보였다. 
 
9시10분경 동광육거리에 있는 한촌설렁탕에 들어가 우선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다. 떡국설렁탕을 먹었는데 미역국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깔끔하고 맛도 좋았다.
식사도중 아들과 딸은 각각 목적지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문자가 온다. 안전한 비행이 되기를~~~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들러 잠시 볼일도 보고 여권챙겨 한림항으로 향하다.
한림항에 차를 주차해놓고 올레 사무실에 잠깐 들러 14코스 순례를 위한 정보를 얻어볼까 하다가 너무 살갑게 반겨주는 바람에 한껏 기분이 좋아진다. 어쩌다 남편이 마눌님 생신주간이라 함께 제주에 와서 올레길을 걸으려 한다 했더니 기념사진을 찍어주시며 당신의 일기에 삽입해도 되겠냐 하신다.
 
올레사무실에서 택시를 불러주셔서 14코스 시작점인 저지예술인마을로 이동하다.
 
최근 유행한 스우파에 파이트저지가 생각나 왜 이 마을이름이 저지마을일까 생각했는데, 닥나무가 많아 '닥모루'라는 옛지명을 쓰다가 닥나무 저(楮)를 써서 저지마을이라 한다고 한다.
 
저지 예술인마을 시작점에서 스탬프를 찍고 10시40분 14코스 출발~~~
 

오늘도 하늘은 맑고 한라산 정상까지 깨끗하게 보인다. 한라산 정상이 진짜 한라봉 꼭지랑 똑 닮았네~~~

 

조용한 마을을 지나고 숲을 지나 선인장이 많이 보이는 마을 뒤로 새파란 바다가 보인다. 11코스를 걸으며 샀던 스카프가 제주바다를 표현한 거라 하더니 진짜 제주바다가 이리 예쁠수 있다니~~~

 

오후 1시경 월령리 바닷가에 중간스탬프를 찍고 이곳에서 휴식.....

 

오늘도 정성스럽게 준비한 점심... 오메기떡과 귤과 사과와 따뜻한 커피.. 

 

비행중인 딸램과 연락이 되다. 아이폰끼리는 연락이 가능하다고 아빠에게 연락을 해왔다. 좋은세상이여~~~ 태평양 어디쯤 날고 있다고..

 

딸과 연락을 주고 받고 나서 1시20분경 다시 출발

 

해변을 따라 걷는 길이 데크가 설치되어있는 길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이 바윗길이라 걷기에 그다지 수월치 않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한라산... 그리고 파란하늘...... 

 

금능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을 지나 2시50분경 협재해수욕장에 도착.... 한치빵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다.

 

협재해수욕장에 가면 반드시 한치빵을 먹어야 한다는 걸 남편은 어찌 알았을까???
어쨌건 필수코스는 밟고 지나간다. 3시경 다시 출발...
 

14코스 도착지점에 곧 도착할 것 같은데... 쉽게 끝나지 않는 길이다.

앞서가던 남편이 카메라를 가방속에 꾸역꾸역 집어넣는다. 남편이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는다는 것은 딱 두가지 이유이다. 지쳤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정확히 3시52분 종착지에 도착하다.

 

도착지점 스탬프를 찍고, 올레사무실 옥상에 올라가 바다를 한번 바라보고 내려오다.

주차장으로 힘없이 걸어가는 남편의 뒷꼭지가 영 거슬린다. 끝까지 잘 걸어놓고 왜 다운되는거지? 당떨어진 사람처럼~~~ 그렇지만 내 귀빠진 날인데 내 기분 상할까봐 내색않고 참는다 참아~~ 

어쨌건 오늘도 잘 걸었다~~~

 

4시경 차를 끌고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 중간에 차를 세워놓고 뭔가를 검색해보더니 다시 이동한다. 독립서점에 들러본다한다. 골목이 좁아 좀 한갓진 곳에 차를 세우고 네이버지도를 켜고 아베끄를 찾아 걷는데, 나중에 보니 바로 옆에 있었는데,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올레길 걸으면서도 보고 지나간 자리인데.... 남편이 찾는 서점인 줄 몰랐다.
금능서점 아베끄에 들어가니 비좁은 책방에 젊은이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남편이 시집한권구입하니 혹시 작가님이시냐 묻는다. '아뇨~~ 책을 좋아합니다~~'
 
책방에서 나와 다시 해변을 따라 이동하다보니 곧 해가 질 듯하다.
 
월령리지나 해거름마을공원 해변에 차를 세우고 일몰 촬영 
 
해가 지고 나서도 서쪽 하늘의 노을은 한참동안 붉게 타올랐다.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하다 용수포구이 이르러서야 남편은 봄에 왔던 그곳이구나 감지를 한다. 그땐 용수포구에서 일몰사진을 찍었는데, 해무때문에 제대로된 사진을 찍기 어려웠었다.
 
근처에 용수국수라는 간판이 보이고 보말칼국수가 써있다. 제주에 오면서부터 남편이 노래를 부르던 보말칼국수...
그렇지 않아도 마눌님 생신이니 특별한 저녁식사를 해야 함에 신경쓰고 있었을터인데.... 그냥 간단하게 보말칼국수 먹자하니 그럼 다음날 맛난거 사준겠단다.
 
창가자리에 나란히 앉아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먹은 보말칼국수는 참 맛있었다.
 
새벽부터 움직여 저녁식사까지 하고 들어오니 7시 반.....
남편은 일기쓰고 난 뒹굴거리며 티브이 보면서 딸램소식 기다리기....
 
9시50분에 딸램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미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 대기중이라고~~
 
'딸아~~ 이 어려운 시국에 귀한 시간 짬내어 갔으니 좋은시간 보내고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