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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 제주의 봄

바다에 납작 엎드린 가파도 청보리밭 (3월14일)

by 바이올렛yd 2022. 5. 3.

제주 여행 마지막 날이다.

그동안 보지못했던 이른 아침 표선 해비치 앞 일출을 보러 나갔다.

 

낮은 구름이 깔려있어 일출의 장관을 보진 못했지만 구름속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들을 모아 소원을 빌었다. 두루두루 행복한 날들을 보낼수 있기를...

딸과 함께 하트속에 해를 담으려 했는데....  내 손가락들이 벌레먹은 하트를 만들어버렸다.

 

오늘의 목적지는 가파도로 정했다.

외출준비를 하고 아침식사는 가까운 표선 은희네 해장국에서 해결하기로 하다.

 

아침식사 후 제주의 남서쪽 끄트머리를 향해 출발~~~

송악지나 모슬포 항구에 도착하여 12시 배 승선표를 끊었다. 보통 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나오는 배를 타게 되는데, 점심식사시간을 감안해서 그런지 중간에 3시에 들어가는 배가 없어 자연스럽게 3시20분에 가파도에서 나오는 배도 없다.

결국 2시20분배를 타던지 4시20분 배를 타고 나와야 하는 상태... 우린 가파도 한바퀴 걸어야 하기에 여유롭게 4시20분 배를 타고 나오기로 했다.

 

삼방산과 송악산
가파도 어장
가파도 낚시꾼들

가파도에 도착...

 

가파도에 가면 자전거 타고 시원하게 한바퀴 돌아야겠다 했던 우리 딸....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렸는데, 채 타기도 전에 코트자락에 자전거기름이 시커멓게 묻어 기분 완전 다운......

다시 자전거 반납하고, 화장실가서 대충 기름 씻어내고 꿀꿀하게 가파도 여행을 시작했다.

 

올레길 따라 가파도 한바퀴.... 연인들이 오면 행복할 것 같은 잔잔한 느낌의 섬이다.

 

딸램의 다운된 기분이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

2시20분배로 좀 일찍 나갈까 하여 배시간 변경차 전화해보니 자리가 없댄다. 

 

가파도 남쪽 바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또 하나의 섬이 있다.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

 

중간 중간 자전거 타고 휙 자니가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우리 딸의 아쉬움은 컸을 거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자전거대여소로 달려야 좋은 자전거를 만날수 있다...

 

아마 2시20분배 자리가 있었다면 꿀꿀한 상태로 그냥 가파도를 빠져 나왔을텐데..  

이미 가파도를 방문했었던 남편이 맛있는 짬뽕집이 더 가면 있다는 말에 더 걷기로 했다.

송악산을 바라보며 시계방향으로 돌다보니 가파도 선착장 반대편에 움푹 들어간 아늑한 항구가 나온다. 

 

이때부터 분위기 반전.... 우리 딸램이 좀 괜찮아졌다~^^

 

가파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짬뽕집에 들어가 해물짬뽕이랑 해물짜장 시켜놓고, 다닥다닥 씌여진 메모들 사이에 우리의 흔적도 남겼다.

 

짬뽕은 해물이 소복히 쌓여 푸짐하게 나왔다. 뿔소라 알맹이 꺼내서 딸램에게 보여준다 들고 있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짬뽕국물이 딸램의 흰 티셔츠에 타다닥...

이런~~~ ㅠㅠㅠㅠㅠ

또다시 분위기 다운...  어쩔거나~~~ 

 

그래도 우리딸 체념한듯 맛있게 먹고 나와 가파도 중간을 가로질러 걷는 길로 천천히 걸어서 항구로 이동하였다.

 

남편은 반대편 항구에 있던 올레길 중간스탬프 안찍었다고 다시 가고, 우린 본섬에 들어가는 항구 근처 카페에서 쉬기로 했다. 

 

우리 없는 틈을 타서 좋아하는 사진 맘껏 찍고, 느즈막히 나타난 남편에게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 선물하고..

배시간 맞춰 항구로 향하다.

 

낚시하는 사람들 모습이 여유롭다.

 

본섬으로 나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석양이 아름답다는 신창풍차해변으로 향하다.

가파도에서의 악몽을 추억으로 승화시키고 난 우리딸램의 선택이었는데, 굿이었다.

 

풍차해변에서 사진찍고 이동하다가 트럭을 세워놓고 귤파는 청년(?)을 만나 천혜향 한봉지 사며 얻은 정보...

차귀도 일몰이 아름답다 추천하여 해변을 따라 이동하다가 발견한 성당... 성 김대건신부 제주 표착 기념관이라고 한다.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했을 것 같지만... 이곳에서 일몰을 구경하기로 했다.

보이는 섬이 차귀도 

 

일몰을 보고 이동하면서 저녁을 먹을까, 숙소근처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을까.....

 

운전자의 의견에 따라 도착하여 표선에서 저녁식사하기로 결정하고 이동하는데, 제주시방향으로 돌아 네비게이션 안내가 되었다. 딸램은 제주시 근처 맛집을 찾아 저녁식사하고 가고 싶어했고, 남편은 복잡한 시내를 경유하는게 마땅찮고...

가파도에서부터 이어진 꿀꿀함이 가셨는가 싶은데.... 또 다시??

 

결국 표선에 도착하여 마땅한 곳 찾다가, 지난 수요일에 갔다가 쉬는날이라 문닫아 패스했던 칠돈가로 향해 흑돼지고기를 먹었다. 먼저 갔던 목포고을과는 많이 비교되었다.

이로써 우리 딸램의 마음은 완전히 풀린듯....   

지난 여행기간동안 본인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증명해주는 듯한 뿌듯함이 밀려오는가 싶다.

 

풍차해변에서 구입한 귤 한봉지속에는 다양한 귤들이 들어있었다.

이제 내일이면 돌아간다.

짐싸고 잠자리에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