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직하면서 세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제주한달살이..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리 쉽게 떠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나 또한 남편이 제주살이를 떠날 때 함께 떠나고자 했지만,
잠시동안이 아닌 한달간의 일상을 접어둔다는 건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별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약속된 일들은 그날 그날 행해져야만 하니까...
그러던 차에 설명절이 지나면서 남편의 계획은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작년 한해동안 여러가지 일들로 힘들게 지내온 터라 머리도 좀 식힐 겸,
좋아하는 사진도 찍고, 올레길도 걷고..
겸사겸사 좋은 결정이었다 생각했기에 딸과 함께 응원해줬다.
한달동안 지낼 거처를 정하고, 카페리호 예약하고, 나름 주변정리를 하고 지난달 23일 집을 나섰다.
그리고는 2주 후 즈음에~~
딸이 하던 프로젝트가 끝나 휴가를 신청하여 떠난다 하기에
이참에 딸과 함께하는 '아빠 찾아 삼만리'를 계획하다.
3월9일 일과를 마치고 나서 미리 싸놓은 캐리어를 끌고, 배낭하나를 짊어지고
오후 5시40분 서울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싣다.
늦은 시간에 몰래 도주하는 사람들마냥.......
퇴근시간이라 차가 밀려 7시가 훨씬 지나 강남고속터미널에 도착...
재빨리 김포공항행 전철로 갈아타고 공항에 도착하니 8시다.
8시50분 비행기라 여유가 있다는 착각속에 짐부치고
저녁식사를 하려 식당가에서 음식을 시켜놓고 생각하니....
그리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5분동안 후다닥 맛만보고는 검색대를 통과하여 탑승장으로 이동하다.
아~~~ 맛있어보였는데..... 쩝~~~
떠난다는 하나의 명제만을 가지고 움직였다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떠날 수 있었으련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시간을 이용해 바쁘게 떠나려 하니,
퇴근시간이라 차도 밀리고 전철도 복잡하고....
허겁지겁 우왕좌왕이다.
그렇게 아시아나 밤비행기로 제주를 향하여 쓩~~
역시 국내라서 금방 도착..
10시 넘어 도착하여 캐리어 찾아 나오니 남편이 차를 끌고 마중나와있다.
오랜만에 만난지라 반갑기도 하고, 나름 현지인같은 느낌에 뭔가 즐겁다.
서귀포 표선에 있는 숙소를 향해 이동하며,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주구장창 듣다.
그동안 말할 사람없어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아무튼 열흘넘게 혼자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 남편은 너무 잘 살고 있었다.
숙소도 그만만 하면 양호하다.
숙소에 도착한 후 남편은 다음날 한라산 등반준비에 분주하다.
각종 간식거리 챙기느라 또각또각 도마에 칼 부딛히는 소리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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