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산티아고 순례27 [까미노 5.] 에스테야 가는 길에 내 속에 숨어있던 내가 불쑥 튀어나왔다. | 240508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에서 에스테야(Estella)까지 22km 6시간 10분 소요 (am 6:00 ~ pm 12:10)2024년 5월 8일 수요일 어버이날이다. 시차관계로 전날 알베르게에 도착해 미리 엄마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스마트한 우리 엄마, 내가 쓴 글에 하트를 날려주셨다. 지난밤은 난간 없는 2층 침대에서 자느라 꽤 힘들었다. 어떻게 2층침대에 난간이 없을 수 있는지 이해가 잘 안 되지만 그동안 아무 탈이 없었으니 유지되고 있을 테다. 새벽 5시가 되자 알람이 울렸다. 이태리 할머니 윗침대를 쓰는 서양여자분의 휴대폰이 울린 거다. 혹시 어제 새벽 팜플로나에서 울렸던 알람의 주인공이 바로 이분인가? 그녀는 역시 일어나지 않았고, 나와 남편만이 5시 20분경 일어나 .. 2024. 8. 21. [까미노 4.] 용서의 언덕에 오르자 가파른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 240507 팜플로나(Pamplona)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까지 25km 7시간 30분 소요 (am 6:30 ~ pm 2:00)2024년 5월 7일 화요일 지난밤 다리 아파도 2층으로 올라가길 잘했나 보다. 모처럼 꿈도 꾸며 잠을 잤다. 새벽 4시경 잠이 깨어 연이와 연락하고 다음코스 살펴보고 있노라니 알람소리가 울린다. 10분 후에 같은 알람소리가 또 울린다. 아마도 아래층에서 울리는 소리 같은데 한통으로 뚫려있으니 위층까지 다 들린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 되어서 일찍 눈이 떠지는 탓에 굳이 알람이 필요 없는 우리와는 다르게 이쪽 지방사람들은 알람소리 듣고 간신히 일어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 5시경 천천히 떠날 준비를 하였다. 여기저기 부스럭대.. 2024. 8. 17. [까미노 3.] 의지와 고집 사이에서 절뚝거리며 팜플로나까지 잘 걸었다. | 240506 수비리(Zubiri)에서 팜플로나(Pamplona)까지 20.5km 6시간 40분 소요 (am 6:10 ~ pm 12:50)2024년 5월 6일 월요일 잘디코 알베르게 여주인은 참 독특한 여인이었다. 수비리 다리를 건너자마자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부츠를 신고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모습을 보며 참 개성 있는 분이시다 생각했는데, 목소리도 허스키하여 서부영화에 나올 것만 같은 스타일이다. 저녁 늦게까지 떠들던 순례객들에게 9시쯤 되었을 때 이제 모두 들어가 잠자리에 들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강단 있게 들리더니 급 조용해지고 우리 방에 묵는 사람들도 모두 들어왔다. 전날밤보다는 조금 잔듯 하지만 그래도 코 고는 소리에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새벽 5시경 짐 챙겨 들고 로비에 나와 무릎상태를 살펴보니 짐을 가볍.. 2024. 8. 11. [까미노 2.] 수비리 가는 길은 아름다웠지만 고난의 시작이었다. | 240505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에서 수비리(Zubiri)까지 약 23km7시간 10분 소요 (am 6:50 ~ pm 2:00)2024년 5월 5일 일요일 시설 좋은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에서의 밤은 하얗게 지새웠다. 우렁찬 코골이 소리에 귀마개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 6시경 조심스럽게 짐을 챙기고 있는데 6시 30분이 되니 천정에 불이 켜졌다. 본격적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6시 50분경 출발했다. 아침기온이 서늘하고 상쾌하다. 날씨까지도 쾌청하여 잠을 설쳤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가볍다. 피레네 산맥을 넘느라 일부 동키서비스를 이용했던 짐들을 배낭에 나누어 담아 가방의 무게는 훨씬 무거워졌지만 괜찮다. 수도원 알베르게를 떠나 숲길로 들어서니 새소리와 산들바람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푹신한 바닥에.. 2024. 8. 8. [까미노 1.] 피레네 산맥 넘어 론세스바예스로 가는 길 | 240504 생장 피에드포르(St-jean-pied-de-port)에서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까지 약 25km악천후로 9시간 소요 (am 5:50 ~ pm 2:50)2024년 5월 4일 토요일 순례 첫날이다. 잠을 잤는지 모를 정도로 지루하고 긴 밤을 보내고 있노라니 여기저기서 부스럭대기 시작한다. 시간을 보니 새벽 3시밖에 안 되었다. 아직은 더 잠을 자야 할 것 같아 두 눈 꼭 감고 다시 잠을 청했다. 소음들 속에 두 시간 정도 버티다가 나도 부스럭대며 출발준비를 하였다. 남편도 함께 준비를 한다. 배낭을 들고 룸에서 나오니 벌써 나와 출발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그중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배낭에서 불필요한 짐들을 꺼내 보조가방에 담아 동키서비스 보낼 준비를 하였다.. 2024. 8. 5. 산티아고순례 출발지 생장피에드포르 | 240503 2024년 5월 3일 금요일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새벽 5시경 기상, 체크아웃 준비 7시 4분 바욘행 테제베를 타야 하기에 정해진 조식시간보다는 이른, 아침 6시경 내려갔더니 첫날 우리를 맞이한 분이 프런트에 계시다. 사정을 이야기하였더니 식당에 불을 켜시고 음악도 틀어주신다. 기본적인 음식들은 이미 세팅되어 있고 조리가 필요한 몇몇 음식들은 우리가 식사하고 있는 사이 누군가가 외부에서 가지고 들어와 세팅하였다. 시간에 여유가 없어 호텔조식은 못 먹고 출발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덕분에 든든히 챙겨 먹고 체크아웃하여 6시 50분경 기차역에 도착하였다. 탑승구에 들어가기 위해 휴대폰에 저장해 둔 큐알코드를 찍었는데 인식이 안되어 잠시 당황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남편이 프린트해 간 티켓을 꺼내어 무사히.. 2024. 8. 2. 이전 1 2 3 4 5 다음